[뉴스핌=이종달 기자]우리나라는 ‘보기 플레이어’가 유난히 많다. 왠만한 골퍼들은 거의 자칭 ‘보기 플레이어’다.
보기 플레이어 정도 되면 최소한 동반자에게 피해는 주지 않는다. 또 골프하는 맛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더블파 이상은 무조건 더불파로, 첫 홀은 보기 이상도 보기로 적는 ‘아마추어 룰’이 통용되니 스코어가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기 플레이어의 꿈은 80타대 진입일 것이다. 즉 ‘8字’를 그리는 것. 80타대 스코어를 꾸준히 낼 수 있다면 어디 가서도 주눅 들게 없다.

보기 플레이어는 어느 홀에서든 보기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보기 플레이에서 1타만 줄이면 89타다. 다시 말해 18개 보기 가운데서 단 1개만 파를 기록하면 된다. 86타는 파 4개에 보기 14개면된다. 진짜 보기 플레이어라면 ‘8字’를 그릴 수 있는 기회는 많다. 또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보기 플레이어 정도라면 18홀 가운데 적어도 몇 차례는 파 찬스를 맞는다. 이를 살리면 된다. 9홀에 파 1개만 잡자는 생각으로 한다면 80타대에 진입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를 못하는 것은 매 홀 보기를 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파를 노리기 때문이다. 물론 티샷부터 미스로 더블보기 이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도 ‘파 욕심’과 맥이 닿아 있다.
보기 플레이어가 매홀 보기를 목표로 플레이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파를 노린다면 그것은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는 것이다. 보기 플레이어에게 파는 보기를 하다가 얻는 ‘덤’ 같은 것이다.
이 ‘덤’을 실력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90타를 깨지 못한다.
흔히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 동반자들에게 오늘은 몇 타를 쳐야지 하며 목표를 높게 잡는다. 자신의 실력만큼 치겠다는 골퍼는 드물다. 이런 생각을 갖고 라운드에 들어가기 때문에 한 홀에서 무너지면 바로 ‘뚜껑’이 열려 경기를 망친다.
‘코스에 핸디캡이 숨어 있다’는 말을 한다. 라운드중 파를 잡고 더블보기 이상을 하는 등 왔다 갔다 하지만 나중에 스코어를 보면 자신의 실력만큼 스코어가 나오게 되어 있다.
보기 플레이어에게 파가 ‘덤’이듯 더블보기 이상도 안 나와야 할 것이 나온 것이다. 그 원인이 욕심이든 뭐든 경기운영을 잘못한 탓이다. 라운드 후 복기를 하면 그 답이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