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프로 3년차 김자영(21.넵스). 2013 시즌이 가장 기대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독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삼촌 팬’을 가장 많이 끌고 다니는 선수다.
2012 시즌, 그의 독기가 빛을 발했다. 시즌 3승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 다승왕을 차지했다. 우리투자증권 클래식(5월20일)과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5월27일)에서 잇따라 우승했다. 이때 상금왕까지 거명 됐는데 ‘체력’이 끝까지 버텨주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또 ‘독기’를 품고 있다.
올 4월 국내 개막전이었던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그는 컷오프됐다. 이어 벌어진 리바트여자오픈에서는 46위에 그쳤다. 호주 전지훈련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
그는 올해 초 독하게 마음먹고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새로 시작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야말로 두 달간 죽어라 연습했다. 당시 호주에서 유럽여자골프투어 RACV호주 레이디스마스터스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으나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포기했다.
그의 다승왕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운으로 3승을 거둔 게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또 갑자기 우승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남들이 다하는 우승을 왜 난 못할까 울기도 많이도 울었다”고 말했다.
2012 시즌 초반 컷오프에 46위로 성적이 좋지 않자 당황했다. 전지훈련 ‘약발’을 기대했는데 ‘약발’은커녕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것.
이 부진속에서 그는 ‘자신’을 찾는다. 샷의 문제가 아닌 바로 자신이 문제였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우승이고 뭐고 다 잊고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플레이 하니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스폰서, 팬, 부모님 등 빨리 우승을 선물하고 싶었다. 우승 욕심이 그를 망치고 있었다.
우승 집착에서 벗어나니 샷이 달라졌다. 마음도 편했다. 대회에 출전해도 긴장도 덜했다. 대회 초반에 잘나가다 후반에 무너지던 ‘고질병’도 사라졌다.
마음이 편해지니까 호주 전지훈련에서 갈고 닦은 ‘기술’이 나타났다. 그는 호주 전지훈련에서 이언 캐릭스 코치에게 지도를 받았다.
캐릭스 코치가 지적한 그의 문제점은 ‘축 고정’. 스윙 중 머리 축을 너무 고정하다보니 백스윙 이후 ‘역 피벗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인사이드 아웃’ 스윙이 돼 의도하지 않은 구질이 발생했던 것.
캐릭스 코치는 그의 스윙을 뜯어 고쳤다. 백스윙 시 머리를 좀 오른쪽으로 이동했다가 다운스윙 시 몸 전체를 다시 어드레스 위치로 이동시킨 것. 이렇게 되자 스윙에 파워가 더 붙었다. 머리 축도 뒤로 남지 않게 바꿨다. 쉽게 말하면 최근의 타이거 우즈(미국) 스윙으로 바꾼 것이다.
일찍 골프클럽을 잡았던 선수들이 거의 그렇듯 그도 골프입문에 아버지의 역할이 컸다. 사실 그는 수영선수였다. 초등학생 시절 소년체전에 출전했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수영 대신 골프를 그에게 권했다.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시작이 늦었던 만큼 열심히 했다. 아버지와 마찰도 많았다. 그의 편식 때문이었다. 아무거나 잘 먹어야 힘이 생겨 비거리가 많이 나는데 편식 때문에 비거리가 안 난다는 게 아버지 생각이었다.
아버지의 잦은 잔소리에 골프를 포기할까도 여러 번 생각했다. 한의사인 아버지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 아버지는 몸에 좋은 음식이나 보약, 근육에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 따로 공부할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그는 “보약 값만 해도 1억원 넘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지극정성에도 주니어시절 그는 두각을 나타나지 못했다.
아버지로부터 잔소리를 들었던 드라이버 비거리는 240~250야드 정도다. 투어선수 가운데 중간은 간다. 그는 혼마클럽을 사용하고 있다. 혼마 측에서 수시로 피팅을 해주고 있다.
![]() |
김자영 [사진=뉴스핌] |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