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불확실성 정책구심력 약화,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고통 예고
[뉴스핌=이기석 기자] 9월중 반짝 했던 실물지표가 추석 효과가 사라지면서 명절 이후 실물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10월 들어 광공업생산이 혼조를 보이는 가운데 출하 부진과 재고 증가, 그리고 소비와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상황도 다시 먹구름 속으로 들어왔다. 생산이 주춤한 가운데 출하는 줄고 재고는 증가하는 반면 소비 투자 역시 악화되면서 경기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재계가 경제를 살리자며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제 투자는 줄어드는 등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상태이다.
더욱이 유로존 재정위기가 장기화되고 미국의 재정절벽 등 해외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국내도 연말 대통령 선거 등으로 정부의 정책 구심력이 떨어지고 있어 위기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 경기지표 추락, 선행지수 3개월째 낮아져 회복 전망 안보여
30일 통계청(청장 우기종)이 발표한 <2012년 10월 산업활동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10월중 현재의 경기국면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는 145.4로 전월비 0.1% 감소, 두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1로 전월비 0.5포인트나 낮아졌다. 내수출하와 소매판매, 수입액 감소 등으로 9월중 겨우 유지됐던 지수가 지난 5월과 8월에 이어 0.5포인트나 줄었다.
향후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는 10월중 143.9로 0.1% 증가했으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1로 0.3포인트 감소, 석달째 감소했다.
코스피지수와 재고순환지표가 증가하면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었으나 소비심리가 약화된 가운데 기계류 내수출하, 건설수주액 감소 등 투자지표가 급감하면서 향후 경기 불확실성을 지속시키고 있다.
통계청의 박성동 경제통계국장은 “경기지표상으로 현재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대외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대내외 여건 변화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재정부의 김정관 경제분석과장은 “세계경제의 둔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와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못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외 경제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재계 경제살리자 다짐, 산업계 이례적 결의문 채택
한편 이날 정부와 재계 5단체는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를 열고 투자와 고용확대, 위기극복 노력을 강조했으며, 산업계는 투자부진을 줄여가자며 경제회복을 위한 결의문도 채택했다.
이날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경제 5단체가 주최한 제2차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최근 경제성장이 기대에 못 미치고 (경제회복이) 서민들이 체감하는 것과 거리가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면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재완 장관은 "우리는 위기 극복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말한 것처럼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허창수 회장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산업 최일선에 있는 경제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업이 투자나 고용 등 본연의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 한다면 경제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산업계는 ▲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고 신규채용에도 힘쓴다 ▲ 기업가정신을 발휘하여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 투자에 주력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 내년도 상반기까지 고통 감내, 추경 편성론 대두
그렇지만 세계경제가 불확실성을 지속하고 있고 있지만 좀처럼 경기를 활성화시킬 통로가 보이지 않고, 기업들도 말로만 투자확대를 요구할 뿐 실제 투자는 감소하고 있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KDI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잔뜩 낮춰 잡았다. 내년에도 3.0%로 2%대를 겨우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도 올해 2.2%, 내년에는 3.1%로 전망했다. 세계경제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KDI의 이재준 경제동향연구팀장은 “유로존 위기가 해결되기보다는 오히려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미국은 재정절벽 문제가 암초로 작용해 내년에도 하방위험이 높다”며 “특히 내년 상반기 투자감소와 함께 2% 초반대의 성장률을 탈피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KDI 고영선 연구본부장은 “내년 초까지 미국의 재정절벽 상황이 계속된다면 (재정의) 조기집행이나 기금을 통한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며 “추경을 하면 수단은 지출을 강화하는 채권발행, SOC보다는 고용 인프라를 늘리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