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과 공동으로 대형마트 7개사와 SSM 5개사를 대상으로 규제로 인한 피해규모를 조사한 결과, 월 의무휴업 3일 오후 10시에서 오전 10시까지 영업제한이 시행될 경우 대형마트 납품 농어민 1조 6545억원, 납품 중소기업 3조 1329억원, 영세 입점업체 5496억원 등 총 5조 33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전경련은 재래시장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규제강화가 오히려 또다른 사회적 약자들의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어 규제의 적정성에 대해 심각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특히 상추, 깻잎, 시금치, 쑥갓 등 엽채류의 경우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데 대형마트 휴무로 인해 일요일이 지나면 신선도 하락으로 판매할 수 없게 돼 최소한의 물량을 발주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발주 물량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도 대형마트에 상추류를 납품하는 A 영농조합법인의 경우 대형마트 규제 이전 월 매출 30억원에서 규제 시행 이후 19억원으로 약 36.7%의 매출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규제강화가 그대로 추진될 경우 고용감소도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형마트 규제로 인해 대형마트의 일용직, 파트타이머 등 자체 고용감소 외에도 영세 입점업체의 고용감소가 발생하는데 이들은 주로 마트주변 지역주민을 활용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현행 대형마트 규제(월 2회 휴무, 24:00∼08:00 영업제한)가 예외 없이 시행될 경우 대형마트 8350명, SSM 744명, 입점업체 2047명 등 총 1만 1141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유통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고용감소 규모가 2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러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규제로 인한 혜택은 재래시장에 돌아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닐슨코리아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영업규제가 본격 시행된 6월, 재래시장 매출이 오히려 전 주 대비 0.7%∼1.6% 감소하는 등 규제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같은 조사에서 대형마트 이용자 절반 이상은 의무휴업이 확대되더라도 의무휴업일을 피해 대형마트를 계속 이용할 것으로 응답했다.
대형마트 이용자 중 의무휴업일에 점포를 변경한 소비자는 주로 대형슈퍼나 농협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응답했고, 실제 70평 이상 대형슈퍼마켓의 매출은 23.8%∼25.6%나 올라 가장 큰 수혜를 받았던 곳으로 보인다.
또한, 온라인 쇼핑, 편의점 등의 매출신장도 두드러진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온라인쇼핑 등 무점포 판매와 편의점의 7월 매출증가율은 각각 12.5%, 20.7%로 두자리수를 기록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형마트 규제의 효과가 재래시장에 돌아가지 않고 있는 만큼 포퓰리즘적 정책추진은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