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최신원 SK텔레시스 회장(SKC 회장)이 승부수를 걸었다. 최신원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SK텔레시스가 5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부활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시스는 휴대폰 사업 실패의 후유증 극복과 함께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시작할 전망이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시스는 지난달 39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275억원 규모의 BW발행을 마무리 했다.
최신원 SK텔레시스 회장. |
그가 SK텔레시스의 부활에 그만큼 큰 기대를 품고 있다는 반증이다. 최신원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에 SKC와 각각 172억9800만원, 199억300만원을 투자했다. SK텔레시스의 지분구조는 최신원 회장이 43.33%, SKC가 50.01%다.
사실 최신원 회장에게 SK텔레시스는 각별한 기업이다.
그는 현재 SK 창업주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SK그룹 내 계열사에 이렇다 할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에게 수차례 계열분리에 대한 의향을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도 이런 지분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SK텔레시스는 그런 최신원 회장이 유일하게 대주주로 자리한 기업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SK텔레시스가 향후 최신원 회장 체제를 구축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물론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9년부터 야심차게 준비했던 휴대폰 사업이 실패하면서 지난해에만 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것. 그동안 SK그룹 매출에 거의 100% 의존하며 안정적인 사업을 해오던 SK텔레시스로서는 적지않은 타격이었다.
때문에 최신원 회장의 추가 투자가 포함된 이번 현금 조달의 의미는 각별하다.
SK텔레시스 관계자는 “기존에 우리가 갖고 있던 네트워크 설비 기술을 토대로 군용 통신설비 시장 등에 진출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이 과정에 소규모 M&A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기존 통신 사업 외에 신규 성장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내부 검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내부의 전언이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계기로 SK그룹 매출 의존도를 대폭 낮출 계획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신원 회장이 독자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홀로서기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신원 회장이 주로 SK텔레시스에 출근할 만큼 열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차례 실패한 휴대폰 사업이 어떤 교훈을 줬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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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