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곤경 계열사 법정관리 수용여부가 회생 관건
[뉴스핌=이연춘 기자] '샐러리맨의 신화'로 일컬어지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67)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웅진그룹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뛰어들었던 신사업에 그룹 전체 발목을 잡히며 벼랑끝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웅진홀딩스는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극동건설이 앞서 25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서 돌아온 150억원 규모의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내고 기업 회생을 신청한 것.
금융권 일각에서는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의 계열사들이 재무악화에 시달리며 결국 웅진그룹 앞날이 안갯속에 빠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일까. 32년 전 학습지로 시작해 현재 매출 6조 기업의 '샐러리맨의 신화'가 좌초위기에 처했다.
윤 회장은 도전은 1974년 한국 브리태니커사에 입사부터 시작된다. 당시 윤 회장은 입사 1년 만에 전 세계 54개국 세일즈맨 중 최고 실적을 올렸다.
그는 35세이던 1980년 직원 7명과 함께 자본금 7000만원으로 창업한 도서출판 '해임'을 창업하면 지금의 웅진그룹을 밑그림을 그렸다.
1983년 웅진출판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한 뒤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한국코웨이를 설립해 교육출판에서 생활환경가전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갔다.
문제는 극동건설 인수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여기에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 등 태양광사업과 저축은행 등에 신사업에 눈길을 돌리면 어려움에 부닥쳤다.
당시 웅진그룹은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을 인수하면서 시장이 예상한 3000억원보다 두배나 많은 6600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이후 주택 및 건설경기 등 업황이 최악의 상황을 맞으면서 3000억원이 채 안됐던 극동건설의 금융권 차입금도 꾸준히 증가, 4000억원대 중반까지 치솟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질 않았다.
지난해 극동건설을 살리기 위해 대주주인 웅진홀딩스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2010년 170%에 머물던 극동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04%로 치솟았다. 올해 1분기 338%까지 껑충 뛴 상태다.
이미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에 대한 빚보증에 나서고 있어 우려를 키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웅진홀딩의 자기자본은 2813억원인 반면 극동건설에 채무보증 총액은 1조3942억원이다. 올해 들어서만 12차례에 걸쳐 6342억원 채무보증을 실시했다.
여기에 2008년 뛰어든 태양광 사업도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쉽지 않았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전 세계 태양광 산업이 침체됐고 웅진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가격도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인수한 서울저축은행도 웅진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서울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이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될 정도로 자산 건전성이 크게 나빠지면서 BIS비율도 1%대로 악화됐다
하지만 웅진그룹이 회생 불능의 상태는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윤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IMF)도 이겨낸 경험이 있어서다. 당시 15개였던 계열사를 7개로 통폐합해 덩치를 줄였다. 1999년에는 연간 매출액 2500억원으로 그룹 랭킹 2위인 코리아나화장품을 매각하는 카드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아직 웅진코웨이, 웅진씽크빅, 웅진케미칼 등 건전한 계열사가 희망이 될 수 있다.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지고 웅진그룹이 추진했던 대로 웅진코웨이를 매각을 마무리짓고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상환할 경우 그룹 전체가 붕괴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
웅진홀딩스 고위 관계자는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로 인한 채권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 회생 절차를 밟는 것"이라며 "우량 자산의 지속적 매각 추진과 철저한 비용 절감을 통해 채권자 보호와 기업 회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