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국내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으며 이자율이나 수수료에 따라 2개 이상 복수의 은행을 이용하는 ‘멀티뱅킹(Multi-banking)’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언스트앤영이 35개 주요 국가 2만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은행 고객 동향 조사’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 중 44%가 유럽 금융위기 이후 은행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중국(30%)이나 일본(28%) 등 아시아 주변국은 물론, 전체 평균(40%)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그만큼 국내 은행에 대한 불신감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같은 전반적인 신뢰도 저하는 은행과 고객 간의 관계에도 일정한 변화를 가져왔는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주거래 은행을 변경하지는 않더라도 최소 2개 이상의 은행과 거래하는 멀티뱅킹(Multi-banking)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고객 중 최근 주거래 은행을 바꿨거나 1년 이내에 빠꿀 의사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37%로 전체 평균(46%)이나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42%)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멀티뱅킹 고객 비율은 89%로 전체 응답자 평균 59%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아∙태 지역 전반에 걸쳐 두드러졌다.
다만 국내 고객들은 멀티뱅킹의 가장 큰 이유로 ‘더 유리한 이자율과 수수료 절감’을 들어 ‘최고의 상품 및 서비스 이용’을 위해 여러 은행과 거래한다고 답한 다른 나라 응답자들과 차이를 보였다.
언스트앤영측은 “한국의 경우 은행간 상품 차별성이 적어 고객들이 이자율, 비용, 수수료 등의 가격 조건에 더 민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언스트앤영 한영의 김영석 상무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개개인의 요구을 만족시키기 위해 더 많은 선택권을 줄 필요가 있다”며 “은행들은 우수 고객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의 특성과 요구를 정교하게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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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