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여론 커지자 회사측 시행 무기한 연기
[뉴스핌=양창균 노경은 기자] LG전자가 회사기밀 보호차원에서 준비중인 애플리케이션 '모바일온'이 임직원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논란이 일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큰 혼동과 반발을 낳고 있다.
모바일온은 LG전자가 개발한 정보보안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LG전자는 모바일온을 모든 임직원 휴대폰에 의무적으로 탑재케 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이 앱을 깔아야 휴대폰에 보안용 홀로그램 스티커를 부착해준다. 이 스티커가 부착돼있지 않은 휴대폰은 사내 반입이 불가능해 결국 휴대폰을 소지한체 근무처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앱을 탑재해야만 한다.
11일 LG전자와 휴대폰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스마트기기 보안정책 일환으로 시행할 예정이었던 '모바일온'의 휴대폰 탑재가 임직원 개인정보 유출에 적지않은 허점이 있는 것으로 강하게 지적되자 회사측은 오는 17일부터 전사적으로 시행하려던 이 정책을 일단 무기한 연기했다.
LG전자가 전면시행에 앞서 진행한 시범테스트에서 임직원 사생활 정보 유출 혹은 노출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은 단순한 정보 유출의 우려가 아니라 회사측이 직원을 감시하는 수단으로 이 앱이 악용될 수 있다며 극도로 반발심을 보이기도 했다.
LG전자는 모바일온의 본격 시행에 앞서 파일럿 사업장으로 MC사업본부를 지정한 뒤 자사 스마트폰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는 게 내부 임직원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회사 밖에서도 실시간 위치와 전화통화 내역 등 사생활을 감시당할 수 있다"며 회사측 정책을 이해할 없다고 질타했다.
LG전자의 모바일온이 깔린 휴대폰에서 회사 보안팀이 마음만 먹으면 휴대폰의 유심칩(USIM)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에 따른 내부 직원들의 반응이다.
회사 보안팀이 이 앱이 깔린 휴대폰은 가입자 기본정보는 물론 네트워크 접속현황과 문자 등의 개인정보 열람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모바일온은 회사기밀보호와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 낸 모바일 앱이다. 즉, 기술유출 등 대기업 보안 문제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면서 회사측이 대책 차원에서 이를 마련했다.
LG전자는 모바일온에 휴대폰 자동 잠금장치 기능을 갖춰 사용자가 휴대폰을 분실했을 때 회사가 임의로 휴대폰 잠금 장치를 작동할 수 있게 끔 고안하기도 했다. 정보보안이 특히 ICT업계에서는 생명인지라 회사측이 꽤 정성을 들여 이 앱을 설계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모바일온을 탑재하면 회사가 본래 목적 이외의 용도로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혹이 급속도로 퍼져 나갔고 급기야 격한 반발심마저 여과없이 회사 게시판에 나돌았다.
LG전자는 부랴부랴 개인 감시의 측면은 절대 없다고 해명에 나섰으나 논란은 점점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LG전자의 사내 인트라넷에서도 비판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온 문제점과 관련된 조횟수가 6만 건을 넘고 1000건에 이르는 댓글이 달리는 등 사내에서도 최대 이슈화되고 있다.
한 직원은 "회사가 사유재산에 대해 회사 밖에서 강제하는 것에 따라 스트레스 받으면 윤리적으로 문제되는건 없는건가"라며 일방적인 회사 문화를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번 보안정책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LG폰을 밀어줘야 할 임직원이 오히려 LG폰을 싫어하게 만드는 제도"라며, "정령 이 제도가 LG를 위한 방향인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업무상 불편을 겪고있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카메라를 이용해서 회의 내용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어느날 사용하려고 보니 홀로그램 스티커에 따라 안되더라는 것이다.
결국 개인정보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모바일온 시행은 잠정 연기됐다.
LG전자는 논란이 확산되자 오는 17일 전면시행을 열흘 여 앞둔 지난 9일 오후 늦게 모바일온의 탑재 계획을 보류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 측은 "개인정보 침해 등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라며 "사원의 의견을 반영하고 여러 개선사항 적용과정을 거쳐 추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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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