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처분해야
[뉴스핌=이영기 기자] 금호석유화학 계열 6개 회사가 모두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관에서 수표동 시그니쳐타워로 둥지를 옮긴다.
이로써 그간 정체했던 금호석화의 계열분리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끈다.
주가가 떨어져 매각되지 않은 금호석화 보유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가 계열관계에 남아있는 마지막 이음매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이 이음매만 해결되면 금호석화를 더이상 채권단이 관리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30일 산은 관계자는 "실적과 재무상태가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됐고 신용등급도 오르는 등 졸업 요건은 어느 정도 충족된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호석화를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서 졸업시키는 것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을 이었다.
공동관리 졸업요건으로 남은 사안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처분하는 것. 이번에도 산은은 마지막 남은 요건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여러번 제시된 바와 같이 계열분리를 통해 금호석화가 완전한 독립경영권을 찾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석화 지분을 모두 처분한 만큼 금호석화도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계열분리를 완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
그간 주가하락을 빌미로 처분을 미뤄온 금호석화가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금호석화는 영업실적, 재무상태, 신용등급 등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로 분류되고 있다.
이유는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1%를 들고 있기 때문. 계열분리의 요건으로 상장법인의 경우 지분 3% 미만을 보유해야만 한다.
산은 관계자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하면서 독립경영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는데 서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이 지분 매각에 대해법적으로 강제할 수도 없고 매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재를 할 근거도 없지만 이같은 협의를 근거로 금호석화가 매각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율협약의 당초 취지는 경영정상화에 있었던 만큼 실적과 재무상태가 크게 개선된 상태에서 지분 매각 문제만 풀리면 졸업을 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지난 2009년말 금호석화와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대우건설의 무리한 인수로 인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와달리 금호석화는 채권단과 일종의 '신사협정'인 자율협약을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고,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을 통해 그간 구조조정을 어김없이 진행한 덕분에 금호석화는 이제 협약에서 졸업하는 단계에 온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매출 6조2921억원과 영업이익 6236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의 3조8863억원과 3873억원에 두배에 버금가는 실적으로 세계 1위의 합성고무 생산업체로서의 수익성과 사업안정성이 뒷받침한 결과다.
순차입금 규모도 지난해말 기준 1조7680억원으로 전년의 2조3160억원 수준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받는 기업 신용등급도 투기등급인 'BBB+'을 벗어나 지난 5월에 'A-'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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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