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부, 자금이탈 등 보완 위해 5% 저율 분리과세 적용
[뉴스핌=이기석 기자] 정부가 농협과 수협 신협 등 조합에 제공했던 36년간의 비과세 특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다.
서민금융 육성하기 위해 도입된 비과세 혜택이 이미 자체 목적을 달성했으며 금융기관간 형평성 차원이나 절세상품으로 남용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에 대한 투자 관련 세제지원을 불가피하게 연장하기로 양보했지만 금융에 대한 비과세와 감면 등 세제문제는 반드시 정비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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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이 지난 8월 과천정부청사 브리핑실에서 <2012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8일 <2012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조합 등의 출자금과 예탁금에 대한 비과세 적용기한을 종료하고 5%의 분리과세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농협과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조합원에 1인당 1000만원까지 적용했던 출자금 배당소득 비과세를 올해 연말에 종료하고 5%의 저율 분리과세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들 조합에 가입할 경우 1인당 3000만원까지 들을 수 있었던 예탁금에 대한 이자소득 비과세를 역시 올 연말까지만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5%의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오는 2014년부터는 9%의 분리과세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협 수협 신협 등 업계에서는 대규모 자금이탈과 서민대출 회수 가능성을 들먹이고 금융기관 내 경쟁력이 약화되는 한편 영세 농어민들을 죽이는 정책이라고 반발하면서 비과세 일몰기한을 연장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는 금융기관간 과세형평과 조세체계의 골간을 회복하는 한편 40년 가까이 보호막을 만들어줬는데도 여전히 특례에 안주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지 않는 태도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다.
더욱이 농협이나 수협, 신협 등 순수 조합원 이외에 일반인들까지 준조합원의 명목으로 조합원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과세특례를 남용, 절세상품으로 손쉽게 돈장사를 하는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그렇지만 농수신협 등에 대한 비과세를 한꺼번에 종료할 경우 장기화된 관행이 바뀌면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비과세에서 15%의 정상과세로 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5%라는 저율의 과세방안을 도입했고, 더욱이 종합과세가 아니라 분리과세를 적용하기로 해서 안전장치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농협이나 수협 신협 등의 경우 일반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들처럼 내년부터 신설되는 ▲ 비과세 재형저축 ▲ 장기펀드 소득공제 등의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같은 금융권 내 기본적인 비과세와 소득공제 금융상품을 통해 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과세가 종료되더라도 내년부터 5%라는 저율의 분리과세라는 과세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에서 농협이나 수협, 신협 등이 주장하는 대로 조합의 출자금과 예탁금에 대한 비과세가 종료가 된다고 하더라도 보완장치가 있는 만큼 대규모로 자금이탈과 영업기반 와해를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게 재정부의 입장이다.
또한 농어민의 경우에도 5% 저율의 분리과세 상품을 여전히 유지하면서, 개인소득 5000만원 이하나 3500만원 이하 사업소득자의 경우 들 수 있는 비과세 재형저축도 활용할 수 있는 상태여서 농어민 죽이기라는 주장도 도를 넘는다는 입장이다.
재정부의 세제실 관계자는 “이번 세법개정안은 금융분야에서 비과세와 감면을 정비하되 서민금융을 위한 비과세 제도를 신설했다”며 “농협 수협 신협 등에 지난 36년간 제공했던 비과세 특례를 영구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농협 등에서 주장하는 대로 비과세가 종료될 경우 자금이탈이 부분적으로 일어날 수 있지만 대규모 자금이탈은 과장되고 왜곡된 주장”이라며 “이에 따라 정부가 정상과세로 바로 전환하지 않고 5%의 저율 분리과세 특례제도를 과도기적으로 도입하는 등 성의있게 보완장치를 마련했고 국회에서도 공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순수조합원 외에 일반인들까지 준조합원으로 쪼개면서까지 절세상품으로 활용되면서 세제나 금융기관간 불균형과 형평성이 장기화되는 것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업계도 보호막에 있을 만큼 있었으니 보호막을 거두고 진정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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