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경영권 유지 및 긴급 자금 수혈에는 성공
[뉴스핌=이연춘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결국 말 많았던 웅진코웨이의 매각을 일단락했지만 여전히 산넘어 산이다.
4년의 기간 동안 재무구조 악화에 빠진 웅진그룹 내 계열사를 살려야 한다는 또다른 숙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 웅진코웨이 매각이 실제 윤 회장과 웅진그룹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웅진그룹은 웅진홀딩스와 KTB사모펀드가 신설법인을 세운 뒤 신설법인이 웅진홀딩스 등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웅진측은 4년 후 웅진코웨이의 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높은 가격으로 매각하거나 우선매수권을 통해 웅진그룹이 다시 사올 수 있다는 조건을 KTB사모펀드와의 투자 유치 협의서에 명시했다.
윤 회장의 웅진코웨이 매각을 통해 경영권 유지, 자금 긴급 수혈, 웅진코웨이 재인수 기회 등을 손에 쥔 셈이다.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에 따른 신규 투자자금은 1조2000억원(웅진측 신설법인 투자금 포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그룹은 신규 유입 자금을 우선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웅진코웨이 매각의 명분을 내세웠던 태양광사업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 태양광사업에 대한 투자는 업황 부진 탓으로 대규모 시설투자를 보류한 것으로 관측된다.
IB업계에선 이번 지분 투자자금으로 그룹내 일시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가능하겠지만, 태양광과 건설 경기 업황을 지켜봐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웅진홀딩스의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는 총 5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장기차입금까지 더한 총차입금은 1조원을 육박한다.
특히 웅진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융통한 2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또한 윤 회장도 웅진코웨이 지분 61만주를 담보로 700억원을 차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극동건설은 6400억원의 PF 우발채무 부담을 지고 있는데 이 중 4000억원이 웅진홀딩스의 신용공여분이다. 채권단은 2000억원의 자금을 상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영권을 내놓고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으로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보다는 웅진코웨이 경영권 지키기에 급급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는 "신규 투자유치를 통해 그룹 재무구조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함과 동시에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유지해 그룹의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