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당 당기위원회로 관할 변경 요청키로
[뉴스핌=노희준 기자]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는 25일 비례대표 사퇴 거부의사를 밝힌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와 조윤숙·황선 후보자에 대해 마침내 당 당기위원회에 징계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당의 사법기관인 당기위원회의 결정 사항에 따라 제명 조치까지 당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의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제명을 당해 출당되더라도 국회 개원이 되면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게 된다.
이정미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이같이 비례대표 사퇴 거부자에 대한 혁신비대위의 최종 결정 사항을 밝혔다.
이 대변인은 "(사퇴 거부자) 4명에 대한 당기위 제소의 핵심적 내용은 당의 결의사항, 당론을 따르지 않은 문제에 대해 제소를 하는 것"이라고 제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와 후보자 등 경쟁부문 비례대표 14명에 대한 사퇴를 권고한 지난 중앙위원회의 결정을 거부한 데 대한 징계 요청이라는 것이다.
혁신비대위는 또 이들의 징계 제소에 대한 1심 관할 당기위원회를 일괄적으로 서울시당 당기위원회로 하기 위해 중앙당기위원회에 당기위원회 관할 변경을 요청하기로 했다.
◆ 제소 절차 어떻게 되나
통합진보당 당규 9조 4항의 단서에 따라 제소인은 담당 시도당기위원회가 불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중앙당기위원회에 관할 지정을 요청할 수 있다.
앞서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구당권파가 장악한 경기도당으로 당적을 옮겨 제명 조치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혁신비대위는 구당권파 색채가 옅은 서울시당으로 관할 당기위원회로 변경해 제명 조치를 '제대로' 밟겠다는 의도다.
서울시당 당기위원회는 당규 9조 5항에 따라 6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고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하지만 당기위원회 성원 과반수 찬성으로 90일까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서울시당 당기위원회는 모두 7명의 구성돼 있다. 제명의 절차가 내려지려면 당기위원회 재적위원 2/3의 찬성 의결이 필요하다.
하지만 설사 시도당기위원회에서 '제명'이 내려진다 하더라도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14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제기되면 중앙당기위원회는 이에 대한 심사에 들어간다. 이 과정 역시 1심과 같은 절차를 밟게 돼 있어 최장 90일까지 심사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이 대변인은 "4명이 각각 시도당이 다르다"며 "동일 사건에 대해 다른 시도당에서 처리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병합해서 동일 결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당규에 따르면, 당기위원회에서 내릴 수 있는 징계의 종류는 경고, 직권정지, 직위해제, 자격정지, 제명 등 모두 5가지다. 이 가운데 서로 다른 징계 결정이 내려질 수 있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얘기다.
◆ 윤금순 당선자 어떻게 되나?
비례대표 1번 윤금순 당선자에 대한 대책과 관련해선, "윤금순 당선자가 사퇴할 경우 당론을 따르지 않은 후보자가 비례대표를 승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금순 당선자가 사퇴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 승계와 관련한 조치가 마무리될 때까지 승인을 보류하겠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윤금순 당선자는 19대 국회가 개원되면 국회의원 신분을 당분간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사퇴서를 제출한 윤금순 당선자에 대한 승인이 내려지면 사퇴거부 의사를 밝힌 비례대표 7번 조윤숙 후보가 비례대표를 승계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치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4·11 총선에서 비례대표 6번까지 당선자를 배출했기 때문에 윤금순 당선자가 사퇴할 경우 7번 조윤숙 당선자가 비례대표를 승계하게 돼 있다.
만약 조윤숙 후보가 제명되고 윤 당선자의 사퇴서가 승인되면 '가카 빅엿'으로 유명한 비례대표 14번 서기호 전 판사가 국회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한편, 혁신비대위는 사퇴서를 제출한 후보자에 대해서는 오는 29일까지 중앙선관위에 사퇴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29일 사퇴서를 제출한 당선자와 후보자들의 공동 기자회견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제까지 통합진보당에 사퇴서를 제출한 후보는 윤금순, 이영희, 오옥만, 노항래, 나순자, 윤난실, 박영희, 김수진, 윤갑인재(사퇴서 사본 접수) 후보다.
◆ 진통 속 혁신비대위 진행
이날 혁신비대위 회의는 구당권파의 반발로 제때 열리지 못했다. 2시로 예정돼 있던 회의는 김미희 당선자와 안동섭 경기도당위원장 등이 강기갑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당기위 제소에 대해 재고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면서 공전됐다. 하지만 구당권파와의 큰 마찰은 없었다.
이들은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내용이 모두 반박되고 있다며 진상조사특위를 가동해 비례대표 부정·부실 논란의 '진실'을 먼저 파헤치는 것이 혁신비대위가 가장 먼저해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재연 당선자가 혁신비대위 회의 직전에 마지막으로 해명의 기회를 요청, 회의를 참관하기도 했다.
이날 혁신비대위 회의에서는 민병렬 혁신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이 제소 결정에 반대의견을 나타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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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