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주식배분 52%로 줄어.. 항상 '뒷북'일 때 많아
[뉴스핌=이은지 기자] 월스트리트의 전략가들이 미국 증시에대해 최근 3년간 들어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로존 해체 위기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모두가 팔라고 할 때가 매수 기회'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월가 투자전략가들은 3월 주식시장이 정점을 찍은 이후 S&P 500지수가 올들어 상승분을 반 이상 반납하자 약세론자로 전환하고 있다고 16일자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대형 월가 투자회사들은 주식으로의 자산배분을 지난 2009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삭감했다. 주식 배분 비중은 지난 1월 62%였던 데서 52%까지 하락했다. 2009년 3월 조사 때의 5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가 전략가들은 갈수록 소극적인 투자 의견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투자 심리 악화는 유로존 채무 위기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겹친 데 기인한다.
3월과 4월 미국 고용 지표가 부진한 성적을 보인 것도 미국 증시의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이러한 수치는 1분기 기업들의 실적 확대가 지난 2009년 이래 가장 저조한 속도를 보였다는 결과와 맞물리며 극대화 됐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올 여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경제 수치들은 기업들의 추가적인 매출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주가가 랠리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골드만삭스는 올해 S&P500지수의 예상치를 1250으로 설정한 바 있다. 이는 현 1340수준인 지수가 6%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는 셈이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포트폴리오 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기업들의 이윤마진이 내년까지 미미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소득 증가율이 부진함에 따라 소비 역시 충분히 빠른 속도로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여기에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거시 경제적인 요소들도 증시에 부정적인 전망을 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이 너무 낮은 이유로 기업들이 이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견해를 내 놓기도 하는 반면, 시장이 현재의 불확실성을 뛰어넘어 쉽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 예상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바클레이의 수석 증시 전략가인 베리 냅은 유틸리티 관련주들과 같이 방어적인 주들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형 월가 투자회사들의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 후퇴가 실제로는 '반대 신호'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전에도 전략가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라고 권고할 때부터 강세장이 개시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의 주가 하락세를 두고 '매수 기회'라고 칭하는 이들고 있다.
베스포크 투자그룹의 저스틴 월터스는 "모든 투자자들이 주식을 혐오하고 있고, 전략가들도 금융 위기 심화 때 정도의 주식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면서 "하지만 이런 투자심리 지표는 항상 후행지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한 달 후에는 주가가 지금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베스포크의 과거 분석에 따르면 월가 전략가들이 주식에 대한 혐오증을 가장 크게 나타낼 때가 주식에 투자할 최적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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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