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카르멘이 실존인물이라면, 그리고 카르멘이 실제 살았던 곳이 있다면, ‘카르멘’ 역할을 연기해 본 적이 있는 배우라면 당연히 그곳을 찾아볼 것이다. 배우 채국희 또한 자기 안의 ‘카르멘’을 만나고 싶었던 계기는 몇 가지가 있었다. 뮤지컬 ‘카르멘’이 국내에서 초연될 당시 ‘카르멘 역을 맡은데다, 발레, 재즈댄스 등을 거쳐 플라멩코의 세계에 흠뻑 빠진 까닭이다. 그리고, 인생의 정점이라 할 마흔이 될 무렵, “새해가 되고 올해엔 해야 하는 것 말고,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며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을 던져보니 그것은 바로 10년 가까이 상상 속에서만 자리 잡고 있던 스페인 세비야 행이었다.”
‘나는 가끔 카르멘을 꿈꾼다’는 뉴욕과 마드리드, 안달루시아의 여러 도시들을 짧게 여행하고, 세비야에 길게 머무는 동안, 소심•길치•기계치인 연기자 채국희가 내 안의 ‘카르멘’을 찾기 위해 플라멩코를 배우고 도시를 여행하는 기록들이 담겼다.
이 책은 낯선 곳을 여행하며 낯설고 인상적인 것을 기록하는 일반적인 여행서가 아니다. 오히려 낯익은 광경들을 찾아가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혼의 독백과 같다. 바람처럼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인 집시의 춤, 플라멩코를 배우기 위해 떠난 세비야행. 배우 채국희는 세비야에 3개월 동안 머물렀고, 플라멩코를 알기 위해 뉴욕, 안달루시아의 도시들, 마드리드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과 사색은 그녀 안에서 끓어오르는 열정과 자유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이 책을 통해 채국희는, 그녀가 동경해 마지않는 카르멘이 죽어가면서까지도 갖고자 했던 ‘자유’란 무엇일까에 대해 말한다.
‘천의 얼굴을 가진’ 팔방미인 배우로, 연극과 뮤지컬에서 닦은 탄탄한 무대 기질로, 방송과 영화에서는 개성 있는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그 누구보다 강하고 화려하게 살고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배우 채국희. 그리고 자유분방하고 무책임한 사랑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가슴 깊이 상처를 줬던,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여인 카르멘. 그렇지만, 그런 ‘카르멘’ 역할을 맡아 뮤지컬 무대에 선 채국희의 사정은 우리들의 예상과 다르다. 소심하며, 길치에다, 기계치며, 극히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던 그녀다.
그러나 채국희는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연기자다. 그녀는 발레, 재즈댄스, 라틴댄스, 플라멩코 등 온갖 춤의 장르를 배워 왔다. 춤은 구부정한 그녀의 등을 펴게 해줬고, 억누르고 있던 감정을 맘껏 표현하게 해줬다. 노래하고 춤추고 무대에 서는 동안, 채국희는 “돌봐지지 못한 감정들을 춤으로 표현하고, 움직임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에 서게 되며 나와 화해하고 서서히 치유됐고, 지금까지 그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채국희 지음/1만3000원/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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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