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원투수’에서 ‘미운오리새끼’로 전락
[뉴스핌=최주은 기자] '나는꼼수다(나꼼수)' 멤버이자 정봉주 전 의원의 아바타로 불리며 구원투수로 나섰던 노원갑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19대총선 결과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했다.
총선이 끝난 민주당에는 ‘패배’와 ‘책임론’에 대한 요구가 무성한 가운데 김용민이 큰 역할(?)을 해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4.11총선이 끝이 났지만 김용민 선거완주는 민주당에 태풍으로 몰아쳐 많은 생채기를 남긴 정치적 실험이었다는 여론이다.
김용민 막말 파문이 민주당 선거 패배의 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접전지를 비롯 충청‧강원의 접전지역에서 막말 파문의 영향력은 무시못할 정도였다는 의견이 많다.
일각에서는 확대 해석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 내부에서는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다.
◆선거완주, 김용민…국민심판 ‘실패!’
노원갑에 출마한 ‘나는 꼼수다’ 팟캐스트 공동 출연자 김용민은 막말 파문 확산이후 전방위적인 사퇴요구에도 선거완주로 국민에게 심판 받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19대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용민은 “이번 선거는 김용민 개인이 아니라 MB(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선거 초반 박빙 우세였던 김 후보는 막말 파문이 불거지며 여성·교육계와 기독교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쳤다.
이에 김 후보는 참회의 뜻으로 5일간 금식기도까지 했다. 막판에는 나꼼수 멤버인 김어준, 주진우씨까지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성난 여론을 달래기는 역부족이었다.
그의 여성·노인·기독교 비하 ‘막말 파문’이 본인의 낙선뿐만 아니라 이번 총선 전체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사퇴 못 막은 민주당 지도부 ‘실기’
김 후보 측은 선거 당일까지도 당선을 확신하는 모습이었으나 결과는 패배로 드러났다. 노원은 강북에서 교육열이 높은 지역인데 학부모들이 김 후보의 막말에 거부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됐다.
김 후보의 막말 파문이 확산되자,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총리 등 민주당 내부에서도 김용민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도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후보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의 막말은 여성들과 종교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었는데 지도부가 나꼼수만 의식해 대처에 실기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득’보다 ‘실’이 많았던 김용민 전략공천
김용민의 선거완주는 이제 그만의 결정이었던 사안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민주당 내부에서 감당해야 할 선거 책임론으로 남겨졌다. 이에 따라 김용민을 공천한 민주당 지도부가 원내 1당을 놓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득보다 실이 많았던 김용민 공천이었다는 지적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출마해 낙선한 김용민 후보는 11일 밤 트위터를 통해 유권자에게 사과의 글을 올리며 논란의 당사자로서 괴로운 심경을 비췄다.
그는 "여러 모로 부족하고 허물 많은 사람에게 분에 넘치는 지지를 표해주셨습니다. 평생의 빚으로 안겠습니다"라며 "또한 역사의 진전에 별 도움이 못된 터라 지지자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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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