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신용시장의 온기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포르투갈의 2년물 국채 수익률이 11개월만에 10% 아래로 떨어졌다. 부채위기 국가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 금리가 지난달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로존 국가 및 기업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역시 연일 하락, 투자심리 개선을 반영했다.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를 넘긴 데다 EU 정상들이 유로존 구제금융 규모를 늘릴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채위기가 여전히 진행중인 사안이며, 전염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는 38억2000만유로(51억달러) 규모의 제로 쿠폰 본드와 물가연동 채권을 4개월래 최저 금리에 발행했다.
28억2000만유로의 2014년 만기 제로 쿠폰 본드는 2.352%의 금리에 발행,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금리에 자금을 확보했다. 이날 발행 금리는 지난달 3.013%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10억달러 규모의 2019년과 2021년 만기 물가연동 채권은 각각 3.06%와 3.45%의 금리에 발행됐다.
포르투갈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장중 2년물 수익률은 116bp 하락한 9.40%를 기록한 후 106bp 내린 9.50%를 기록했했다. 10년물 수익률 역시 77bp 내린 11.45%를 기록해 지난해 11월2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BNP 파리바에 따르면 15개 유럽 국가의 국채의 CDS를 추종하는 마르키트 아이트랙스 소빅스 웨스턴 유럽 인덱스가 6bp 떨어진 267을 기록했다. 하이일드 회사채의 CDS를 추종하는 지수 역시 12.5bp 내린 577.5를 나타냈다.
지표 개선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에 의존한 움직임으로, 펀더멘털과 괴리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수석 외환전략가는 “경제 펀더멘털은 물론이고 정치적으로도 유로존이 풀어야 할 문제가 상당수”라며 “그리스 부채위기가 종료되지 않았고, 그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시장은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매니징 디렉터는 “이탈리아는 ECB의 유동성 공급에서 가장 커다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며 “문제는 스페인에 대한 투자 심리가 냉각될 경우 이탈리아도 함께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