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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동산팀 송협 팀장 |
이에 각 언론매체는 태영건설의 사외이사 선임 공시 내용을 토대로 일제히 보도에 나섰다. 하지만 관련 기사가 보도된 후 몇시간만에 前 감사원장은 각 언론사를 대상으로 태영건설의 공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출고된 보도에 대해 삭제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태영건설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던 전 감사원장은 태영건설의 공시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자신은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수락한 바가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외이사 선임 공시 몇시간 만에 당사자로부터 정정보도가 아닌 기사 삭제를 요청 받은 언론사로써는 당혹스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일선에서 물러난 고위 공직자 또는 공기업 임원들의 민간기업 사외이사 영입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이제 막 공직 생활을 청산한 고위직의 경우 '전관예우' 차원의 입김이 일정기간 작용될 수 있어 경영상 리스크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최고의 용병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대형 그룹사를 비롯한 대다수 기업들은 퇴직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위 공직자 영입에 나서고 있다.
합의되지 않는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헤프닝을 펼쳤던 태영건설 역시 일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이제 막 퇴직한 묵직한 고위직 공무원을 영입, 자사의 기업 경영을 위한 방어적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했던 의도는 자명하다.
하지만 태영건설은 이번 사외이사 신규선임 공시 과정에서 당사자와 명확한 합의 없는 공시를 남발하면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오랜기간 공직자로써 국가적 소명을 바친 당사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큰 오류를 범했다.
태영건설이 前 감사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며 호들갑을 떨던 당일 해당 前 감사원장은 "태영건설의 공시 내용은 본인과 합의된 내용이 아닌 잘못된 내용"이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설상가상 태영건설은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2일 前 감사원장의 개인사정을 이유로 사외이사직을 사퇴했다며 뒤늦게 정정공시했다. 하지만 애시당초 당사자와 합의된 바 없는 사외이사 선임 공시를 뿌려대던 태영건설은 정정공시의 이유를 前 감사원장의 사퇴로 책임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宋나라 시대 문집인 『태평광기(太平廣記)에 수록된 속담에 '城門失火 殃及池魚(성문실화 앙급지어)'라는 말이 나온다.
풀이하자면 "성문에 난 화재 때문에 성안의 연못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타 죽는다"는 뜻으로 쌍방간 합의되지 않은 사외이사 선임 공시를 섣불리 공시한 태영건설의 상식밖의 행보 때문에 명예를 중요시하는 한 공직자가 때 아닌 상처를 받아야 했다.
태영건설이 기업 이미지, 기업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사외이사를 등용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자율적인 경영 마인드다. 하지만 기업의 이익과 대외 신인도를 위해 선임한다는 사외이사 영입에 있어서 前 감사원장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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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협 기자 (back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