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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공화국 ③대기업(2)] 대관업무 실세는 회장 비서실장·재무통

기사입력 : 2012년02월22일 11:54

최종수정 : 2012년02월23일 08:08

[뉴스핌=이영태·노종빈·함지현 기자] 삼성그룹의 경우 미래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김순택 부회장이 핵심이다. 이학수 전 부회장으로부터 2010년 삼성그룹 콘트롤타워를 넘겨받은 김 부회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대를 나와 삼성그룹 초기 제일합섬 경리과장을 지냈으며 비서실 생활의 상당 기간을 감사로 보냈다. 삼성SDI의 최고경영자를 10년간 역임한 김 부회장은 고 이병철 전 회장과 현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한 로열티가 강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김순택 부회장의 역할과 기능은 대관업무에 그치지 않는다. 사내에선 “김순택 부회장의 역할을 알려면 대통령과 대통령실장(비서실장)의 관계를 보면 된다. 모든 계열사 정보가 집중되는 위치에서 이건희 회장으로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삼성 특검 후 이건희 회장 복귀와 함께 꾸려진 그룹의 핵심조직 미래전략실은 전략1팀, 전략2팀, 커뮤니케이션팀, 인사지원팀, 경영진단팀, 경영지원팀 등 6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전략실 2인자인 차장은 대외업무와 홍보·기획을 담당해온 장충기 사장이다. 경남 밀양 출신으로 부산고와 서울대를 나온 장 사장은 삼성물산 시절부터 그룹내 핵심 기획전문가로 통한다. 실·차장 체제로 위상이 강화된 미래전략실에서 대관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장 사장이 맡고 있던 홍보팀장은 현재 MBC 앵커 출신으로 부사장급인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이 맡고 있다.

국내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다음으로 많은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삼성그룹의 법조계 인맥은 김상균 준법경영실장(사장)이 관리하고 있다. 김 실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후 지난 2005년 삼성에 합류했다.

현대차그룹의 대관업무 콘트롤타워는 전략기획담당인 정진행 사장이 맡고 있다. 경기고와 서강대를 졸업한 정 사장은 1979년 현대건설에 입사하며 현대가와 인연을 맺은 뒤 현대차와 기아차 이사와 해외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1년 3월 현대·기아차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특히 현대그룹과 맞붙은 현대건설 인수전을 큰 무리 없이 잘 처리해냈다는 점에서 정몽구 회장의 높은 평가를 받아 사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이 담당한 전략기획담당 부문은 대관업무에 해당하는 정책지원과 조정, 대외홍보분야인 사회문화와 홍보업무까지 총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는 삼성그룹과 같은 미래전략실 조직은 없으며 정책지원실장인 양진모 상무가 정 사장을 보좌하며 그룹 차원의 대외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숭실고와 인하대를 졸업한 양 실장은 2008년부터 현대차에서 정책지원팀장을 맡아왔다.

삼성그룹과 비교할 경우 오너로부터의 절대적 신임을 바탕으로 김순택 미래전략실장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임원으로는 정몽구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김경배 글로비스 대표를 꼽을 수 있다. 연대 경영학과 출신인 김 대표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수행비서로도 일한 경험이 있으며 2007년 정 회장의 비서실장(상무)으로 임명됐다.

2대에 걸쳐 그룹 총수를 최측근에서 보필한 김 대표의 충성도는 재계에서 소문이 날 정도다. 김 대표가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글로비스로 자리를 옮긴 것과 관련, 재계에선 “경영권 승계를 위한 모종의 임무를 띠고 간 것 아니겠느냐”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정몽구 회장의 복심으로 통한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오른팔은 강유식 (주)LG 부회장(대표이사)이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강 부회장은 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갖춘 재무통이다. 강 부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전자와 반도체 임원을 거치며 치밀한 업무처리 능력을 보여 구 회장의 신임을 얻은 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아 반도체 빅딜과 LG전자·정보통신 합병, IMT-2000 동기식 사업자 선정 등을 이끌어왔다.

강 부회장은 또 LG그룹의 지주회사 전환과 오너 패밀리인 구씨와 허씨 지배주주들의 계열 분리를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LG그룹의 대관업무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임원은 LG전자 이충학 전무다. CRO대외협력팀장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배재고와 건국대를 졸업한 이 전무는 1983년 LG전자에 입사한 후 30년 가까이를 전자에서만 보낸 전자맨이다. 2003년 LG전자 기술지원팀 상무로 승진한 이 전무는 지난해 대외협력담당 전무로 승진했다.

SK그룹에서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으로 손꼽히는 임원은 김창근 SK케미탈 부회장이다. 연대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 부회장 역시 재무통으로 1974년 입사 이후 SK케미칼 외환과장·자금부장·재무담당 상무를 맡았다. 1997년에는 그룹 구조본 재무팀장을 지냈다.

김 부회장은 2002년 대선 때 대선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옥살이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수사과정에서 “윗선에서 어떠한 지시도 받은 적이 없었고 아랫사람들은 모두 내가 시켜서 한 일”이라며 독자책임론을 주장해 최태원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적인 SK그룹의 CR담당 최고임원은 지난해부터 그룹 CPR팀장을 맡고 있는 윤지원 부사장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 부장 출신인 윤 부사장은 2008년 SK그룹으로 옮긴 후 윤리경영실 실장과 비서실장을 지냈다. SK텔레콤에선 CR전략팀장을 맡고 있는 이형희 부사장이 대외관계 담당이다.

포스코는 오너가 없는 그룹의 특성상 4대그룹과는 달리 비서실 같은 총수의 측근라인보다는 CR본부가 직접 대외업무를 담당한다. CR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상영 부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홍보실에서 잔뼈가 굵은 홍보맨이다.

김 부사장은 포항제철 경영기획실 대외협력팀장으로 대외업무를 맡기 시작한 후 홍보실장으로 상무와 전무를 거쳐 부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지난해 부사장급인 그룹 CR본부장을 맡았다.

CR본부 대외협력실을 맡고 있는 박귀찬 상무는 공정거래위원회 서기관 출신이다. 방통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밍햄대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CR본부 사회공헌실장을 맡고 있는 손기진 상무는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포스코 사회공헌그룹 리더를 역임했다.

◆ 대기업 국회로비의 4단계와 대관업무 조직 규모

‘연락관’으로 불리는 대기업 국회담당 직원들의 업무는 실제 어떻게 이뤄질까. 국회를 담당하는 한 대기업 직원의 말을 들어보자.

“국회로비에는 4단계가 있다. 주로 국회 상임위와 관련된 것이다. 첫째 ‘그것도 몰랐느냐’, 둘째 ‘그것도 못 막느냐’, 셋째 ‘그것도 통과 못 시키느냐’, 넷째 (결과에 따라) ‘잘 했다’ 혹은 ‘못했다’는 말이다. 첫째는 국회 상임위에서 의원들이 발언하는 단계인데 어떤 의원이 어떤 발언을 했을 때 그 발언을 할 줄도 몰랐느냐는 지적이다. 두 번째부터는 법안심사과정인데 기업이 막고자 하는 법안이 상임위에 올라왔을 때 그것도 못 막느냐는 지시다. 셋째 단계부터가 진짜 로비에 해당된다. 셋째는 기업이 필요한 법안이 있을 경우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미이며, 넷째는 결과에 따른 평가를 의미한다.”

하지만 역시 대기업의 로비대상은 국회보다는 정부라는 게 ‘연락관’들의 일치된 견해다.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한 대기업 임원은 “삼성의 경우 공정위나 재정부, 국세청 등 대정부업무를 담당하는 인원만 수백명에 달한다. 국회를 담당하는 직원도 주요 계열사별로 4~5명씩 두고 있다. 다른 그룹들도 마찬가지로 기업마다 1~2명씩의 국회담당 직원을 두고 있지만 공정위 등 대정부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훨씬 많다”고 기업 내 대관업무 담당자 규모를 설명했다.

◆ “기업의 오피셜한 로비는 전경련 등 협회가 나선다”

이 임원은 “하지만 국회나 정부를 상대로 로비할 때도 개별 기업이 나서는 경우는 많지 않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재벌개혁 등과 관련된 문제는 기업이 아니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협회를 통해서 한다. 국회의원이나 해당부처가 특정기업을 대변한다는 인식을 주게 되면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 임원도 “사실 국회는 대기업 견제세력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행정부가 절대권력이자 로비의 주요 대상이다. 로비의 실체가 밝혀지는 곳이 오히려 여의도다. 행정부 로비가 안된 중소기업들이 찾는 곳도 여의도”라며 “정부 부처가 정책을 추진하면서 제일 많이 핑계 대는 곳이 청와대다. 청와대 지시사항이라는 말로 여당을 압박한다. 껄끄러운 문제는 청와대로 넘긴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부가 안된다는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1%도 안된다. 반면 여대야소인 이유도 있겠지만 현 정부가 발의한 법안의 통과비율은 80%가 넘는다는 말이 있다. 간혹 민생법안이란 이름 등으로 포장해 다른 법안과 무더기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외국기업은 어떨까? 국회 출신인 한 외국기업 임원은 “로비에는 광의와 협의의 로비가 있다. 정부나 국회 등 정책결정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로비는 협의의 로비다. 홍보와 언론플레이를 포함하는 로비가 광의의 로비”라고 규정했다.

이 임원은 “미국의 경우 로비스트가 법적으로 허용되기 때문에 미국 정부나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는 법적으로 인가받은 로비스트가 담당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로비가 불법이기 때문에 인맥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외국기업의 경우 국내 기업보다 훨씬 많은 제약이 따른다. 접대비 한도 등 회사 사규로 정한 BCG(기업윤리가이드)라는 원칙이 있는데 Business Code Guide의 약자다. BCG에 의해 Integrity(성실성, 규칙 등) 위반으로 평가받을 경우 1번만 걸려도 바로 아웃된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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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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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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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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