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증권업계의 양극화 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협회가 중소형 증권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달초 취임한 박종수 금투협 회장이 '회원사 서비스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중소형 증권사 지원대책은 올해 금투협의 중점 과제중 하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최근 자본시장연구원, 금융당국 등과 함께 중소형 증권사 지원책 마련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금투협 고위 관계자는 "현재 해외 사례를 면밀히 수집하고, 중소형사들의 요구 사항을 들어보고 있다"며 "중소형사 지원 대책이 올해 주요 과제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부분 특화된 모델 없이 대형사들이 하는 분야를 따라가는 수준"이라며 "미국에는 예를 들면 IB 업무를 해도 바이오만 전문으로 하는 등의 회사가 있는데, 이런 사례들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대형 IB(투자은행) 육성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도입법 개정을 추진중인 가운데, 일부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1회계연도 3분기(2011년4~12월 누적) 증권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1조7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1억원(16.0%) 감소했다.
국내사중 대형사(자기자본 1조원 이상)들은 모두 흑자를 기록한 반면, 적자를 기록한 7곳은 모두 중소형사다.
IBK투자증권이 122억원 적자를 기록, 최하위 실적을 나타냈다. 이밖에 SK증권이 118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한화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한맥투자증권, 애플투자증권, 코리아RB증권 등이 3분기까지 누적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일부 증권사들은 매각을 추진중이거나 대규모 증자, 또는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3분기까지 누적 적자 규모가 가장 큰 IBK투자증권은 3분기 분기기준으로는 흑자를 달성했다. 영업지점을 줄인 데 이어 증권사의 주요 업무중 하나인 트레이딩 사업도 사실상 포기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리아RB증권은 매물로 나온 상태다. 김윤모 전 솔로몬투자증권 대표가 사모펀드(PEF)를 구성, 이 회사 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투자증권은 다음달 3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상당부분은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투자할 계획이다.
애플투자증권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쪽에 특화된 방향으로 갈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형사중 특화모델을 갖춘 대표적인 곳은 키움증권이다. 브로커리지는 이미 대형사들을 따돌리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최근 급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모바일거래(MTS) 시장에서도 1위 아성을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13위에 불과하지만 3분기까지 9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대형사들을 따돌리고 4위 자리에 올랐다.
금투협 한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사들이 특화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 중소형사들은 크게 대주주 재산관리형, 대기업 계열, 미니증권사 등 3가지로 분류된다"며 "대부분 대형사들이 하는 사업을 할 수 있게 자기자본 요구 조건을 낮춰달라는 등의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소형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부 사업영역에서 대형사들의 진입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증소형 증권사 A사 관계자는 "현재는 자기자본 기준에 따라 대형사일수록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는 구조"라며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진입 제한 조치처럼, 증권업계에서도 중소형사만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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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