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투신권(운용사)의 '팔자' 행렬이 10거래일째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전날까지 투신권의 순매수 상위종목에 금융·증권주들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신권의 입질에 대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이거나 IT 다음의 매기 확산 종목에 대한 관심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어떤 차원이든 투신권이 매도행렬을 지속하는 중에서도 시총 상위종목은 덜어내고 그 공백을 금융, 증권주로 메우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신권은 지난 17일부터 전날까지 총 1조 2843억원 주식을 팔아치웠다.
일단 투신권의 매도행렬은 펀드 환매가 지속되면서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평가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 18일부터 30일까지 7일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17일부터 빠져나간 자금은 2조 5431억원에 이른다.
반면 이 기간(17일~전날까지)에도 KB금융(468억, 순매수 2위), 신한지주(468억원, 3위), 삼성증권(363억원, 5위), 우리금융(232억원, 10위) 등은 순매수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금융주에 대한 매수는 모델 포트폴리오 리벨런싱 차원"이라며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자동차, IT, 화학 등에 대해서는 매도를 하고 저평가된 은행 등 금융주 비중을 늘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금융, 증권 등은 역사적 저점에 있는데 고평가 종목과 저평가 종목을 교체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17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순매도 상위종목에는 현대모비스(2315억원, 1위),삼성전자(1798억원, 2위), 기아차(1393억원, 4위), 하이닉스(1197억원, 5위), 현대차(1040억원, 6위) 등 자동차, IT종목이 올라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금융주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눈에 띄는 것은 (순매수 상위종목)에 삼성전자, 현대차, POSOCO,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시가총액 상위 1~5위 종목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권의 금융주에 대한 관심이 IT주 다음으로 매기가 확산될 종목에 대한 접근이라는 평가도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에서는 IT에 이어 매기가 어디로 확산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면서도 "경기모멘텀 강화에 따라 경기 민감주(금융과 자동차 업종 등)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신이 순매도하고 있지만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지 매매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며 "그 가운데서 주목받고 있는 업종 중 하나가 금융주"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현 증시는) 경기 관련한 실적장세가 아니고 돈의 힘에 의한 금융장세"라며 "(때문에) 순환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많이 올라온 주식을 차익실현하고 못 올라온 주식을 사는 교체매매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사태 등으로 금융주가 많이 밀렸기 때문에 금융주 실적이 바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수익률 키맞추기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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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