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시장을 두고 다시 한번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동서식품이 남양유업 커피믹스의 특징으로 꼽혔던 ‘무지방 우유’ 첨가 커피믹스를 출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다음달 1일 우유가 첨가된 ‘맥심 화이트 골드’를 출시하고 올해 1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사실상 경쟁사인 남양유업을 인식한 상품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남양유업이 커피믹스에 저지방 우유를 첨가하면서 ‘카제인 나트륨’을 몸에 안좋다는 뉘앙스의 광고를 내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남양유업이 지난해 초 대형마트 3사에 커피믹스 판매를 시작하면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남양유업의 대형마트 기준 커피믹스 판매 점유율은 약 13~18%에 달했을 정도.
동서식품의 70%대 점유율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커피믹스 시장에서 돋보이는 결과였다는 평가다. 결국 동서식품은 지난해 말 커피믹스에서 ‘카제인나트륨’을 뺐다.
동서식품의 이번 신제품 출시가 남양유업에 대한 반격으로 보이는 이유다.
남양유업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동서식품은 최근 1년간 우리 제품을 지속적으로 평가절하 하면서 뒤에서는 똑같은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라며 “30년간 커피믹스 시장을 선도해온 1등 기업이 할 행동인가 싶다”고 불만을 토로 했다.
다만 경쟁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우유 첨가 커피믹스 출시 자체가 기존 프리머 제품보다 고품질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우유 관련 기술은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를 따라올 수 없다”고 자신했다.
동서식품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커피맛의 본질은 우유가 아닌 커피에 있다는 것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소비자 입맛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출시된 것으로 제품군을 다양화 하는 과정”이라며 “단순히 우유를 넣은 커피가 아니라 우유를 넣어도 맛이 있는 커피를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 동서식품은 2007년 당시 우유 분말을 넣은 커피 믹스 ‘맥심 라떼디또’를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제품에는 ‘맥심 화이트 골드’는 동서식품 고유의 ‘향 회수 공법’ 외에도 SPR공법(Specialized profile roasting·원두 특징에 따라 로스팅을 달리하는 공법)을 도입한 것이 특징. 또 설탕이 흡수되는 것을 약 30% 정도 줄여주는 ‘자일로스 슈가’를 첨가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커피 믹스에서 중요한 것은 천연 카제인 혹은 커피크리머에 들어있는 무지방우유가 아니라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발현하는 ‘커피 파우더’에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동서식품의 ‘맥심 화이트 골드’와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커피믹스’는 일선 점포에서 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맥심 하이트 골드’의 대형마트 기준 가격은 기존 ‘프렌치카페 커피믹스’와 유사한 가격으로 책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의 커피믹스로 묶였던 남양유업과 동서식품의 제품의 경쟁 포인트가 ‘우유 첨가 커피믹스’로 바뀌었다는 점도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남양유업 입장에서는 같은 우유 첨가 커피믹스 제품에 뒤지면 안된다는 절박함이 있고 동서식품 입장에서는 자칫 남양유업에 뒤지게 되면 자사 커피믹스 시장을 신제품으로 잠식하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 있을 수도 있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커피믹스 매출은 1000억원을 넘긴 상황. 올해 목표 1200억원을 제시한 동서식품의 신제품이 어떤 시장경쟁을 불러올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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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