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국내 내비게이션의 선구자로 잘 알려진 '팅크웨어' 창업자인 김진범 대표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시종일관 불편한 기색과 함께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10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팅크웨어 임시 주주총회를 마친 그는 기자와 만나 그간의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해 11월 25일 돌연 보유지분 14.4%(115만주)를 주당 2만3570원씩 총 270억원에 유비벨록스에 매각한 그였다.
그는 유비벨록스와 팅크웨어는 사업 방향성, 추진방향에 따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김 대표는 "한우물 경영으로 매년 흑자경영을 이뤄내며 피곤했다"고 현재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 16년간 외도하지않고 한우물을 파며 고성장을 구가했건만 결국 '스마트폰'이라는 IT신기술에 발목을 잡혔다는 '자책'과 '무력감'이 묻어났다.
그는 "몇년 전부터 시장에서는 팅크웨어를 인수하고 싶다는 제안이 적지 않았다. 유비벨록스로 매각됐지만 향후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사실 스마트폰이 급성장하면서 내비게이션, MP3 같은 중소형 IT업계는 위기를 맞이했다. 팅크웨어 창업자인 그 역시 벗어나지 못했다. 무엇을 해야할까 머뭇거리다 결국 매출은 감소했고 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김 대표는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의 선구자였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나비'로 유명한 팅크웨어는 지난 1997년 팅크웨어시스템즈을 전신으로 시작됐다.
이후 김 대표는 1999년에는 회사이름을 팅크웨어로 변경한 뒤 200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팅크웨어의 초창기 사업은 인터넷 위치기반 서비스(LBS)와 텔레매틱스 분야였다. 정확하고 섬세한 교통정보 솔루션을 토대로 자체 브랜드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을 생산,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시장에서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이 급팽창한 것도 한 이유지만 독자적인 전자지도 개발 노하우와 우수한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급성장한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한다.
팅크웨어는 2010년말 기준으로 국내시장의 51%를 차지했다. 2009년 시장점유율이 6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0%포인트나 하락한 셈이다. 실적도 마찬가지였다. 2009년 2294억원의 매출에서 2010년에는 2149억원에 그쳤다. 대략 150억원의 매출이 줄었다.
시장 일각에선 김 대표의 지분 매각을 두고 팅크웨어의 올해 흑자경영은 무난하겠지만 최근 정체된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과연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물론 김 대표는 팅크웨어를 떠나며 '향후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어느 회사든 지속발전 시키고 싶을 것"이라며 "핵심 경영 포인트를 어디에 둘 것이냐도 중요하겠지만 흑자경영을 지속하는 팅크웨어에 향후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팅크웨어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김 대표가 물러나고 유비벨록스의 주요 경영진이 대거 포진했다.
이흥복 유비벨록스 대표가 팅크웨어의 대표이사로, 이병갑 전무이사와 이준표 상무이사가 각각 팅크웨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또 하규수 호서대 교수는 사외이사로, 박을용 KPGNetwork 대표는 감사로 각각 신규 선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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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