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동산 거품으로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던 미국과 영국의 주택시장이 내년에도 약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주택시장은 압류 물량이 2013년까지 가격 상승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미국 기존 주택 가격은 2006년 7월 고점 대비 31%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는 여전히 매수보다 매도 적기라고 판단했다. 2013년까지 집값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부동산 시장조사 업체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거시경제 회복 조짐이 뚜렷해지고,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대다수의 업계 전문가는 가격 하락이 2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집값이 오름세로 돌아선다 하더라도 부동산 거품이 터지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주택 가격의 7%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미국 주택시장이 ‘뉴 노멀(New Normal)’로 이미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무디스는 2012년 주택 가격이 3%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압류 주택이 매물로 쏟아지면서 가격 하락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1400만을 웃도는 압류 주택이 모기지 연체나 깡통주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잠재 매물이 누적되는 상황에 집값이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영국 주택시장도 내년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CNBC에 따르면 유로존 부채 위기의 파장으로 내년 거시경제 성장이 부진한 가운데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3명의 주택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내년 집값이 평균 1.7%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부채 위기가 악화되면서 대출 비용이 상승, 집값 상승을 누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슈로더의 아자드 장가나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신용경색이 악화될 경우 은행권이 모기지 대출을 조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주택 가격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