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노경은 기자] 이석채 KT 회장의 임기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09년 1월 KT 수장에 오른 이 회장은 취임 초 부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취임 일주일 만에 KT와 KTF간 합병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도 이끌어 냈다.
이어 이 회장은 같은 해 7월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올레(olleh)' 경영전략을 발표한다. 올레에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역발상 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영어 'Hello'를 역으로 표기했다. 또 환호와 탄성을 담고 있는 올레는 고객과 협력사들이 KT와 만날 때 감동을 주겠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미래가치 경영을 의미하는 '올來'와 제주도 방언의 좋은 길을 뜻하는 소통경영의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회장의 최고 성과로 꼽히는 것은 애플의 아이폰 도입이다. 국내 스마트폰 붐의 도화선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국내 이통사들은 휴대폰 제조사들의 눈치를 보며 스마트폰 도입을 미뤄왔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과감하게 아이폰 도입을 전격 결정했다. 물론 아이폰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과 삼성전자간 갈등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아이폰의 도입은 통신업계와 휴대폰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통신업계는 2G에서 3G전환으로 빠르게 바뀌었으며 소외됐던 SW(소프트웨어)개발에도 탄력을 받는 계기가 마련했다.
아이폰 도입이 이뤄진 뒤 삼성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도 스마트폰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또 이 회장은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기폭제인 와이파이를 개방하기도 했으며 유비쿼터스 시대의 차세대 서비스인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의 저변확대에도 기여했다.
이 회장은 내부 혁신에서도 돋보였다. 여전히 묻어나고 있는 공기업의 사고방식을 깨기 위해 대대적인 쇄신에도 나선 것. 호봉제를 폐지하는 대신 성과에 따른 연봉제를 도입해 업무능력을 끌어올렸다. 또 비대한 조직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화를 높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KT는 연간기준으로 영업이익에서 처음으로 SK텔레콤을 앞질렀다. 그동안 KT는 유선사업부문에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SK텔레콤과의 영업이익이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KT와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각각 2조 533억원, 2조 35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실적 역시 당초 회사에서 제시한 가이던스를 크게 뛰어 넘으면서 첫 20조원대에 들어섰다.
반면, 이 회장의 경영성과를 평가절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KT가 합병 뒤 경영실적으로 내세운 첫 매출 20조원대 진입의 경우 단순 매출합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KT와 KTF간 합병은 전임 CEO인 남중수 사장이 매출 20조원 돌파를 위해 지난 2007년 발표한 계획이라는 얘기다. 야심차게 추진한 BC카드인수나 클라우드컴퓨팅 역시 평가를 유보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무리한 투자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KT의 주가부양도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취임 1년 뒤인 2010년 1월 KT의 주가는 5만원을 돌파하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현주가는 3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T의 LTE서비스도 답답한 그림이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등 경쟁사가 LTE서비스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KT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2G종료와 함께 LTE 서비스에 나서려고 했으나 법원의 2G 종료 중단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이로 인해 KT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 버렸다.
이 또한 4G주파수 확보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T는 기존에 2G 서비스에 쓰고 있는 1.8GHz 주파수 대역을 단계적으로 4G 서비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1.8GHz 대역 추가 확보에 실패하면서 2G 서비스가 종료될 때까지 차질을 빚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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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