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재정통합 추진 놓고 분열...영국만 반대
*재정연합 협상 3개월 소요 예상...일부 국가 국민투표 필요
*ESM, 내년 7월 출범...기금 상한선 5000억유로
*EU, IMF에 유로존위기 지원자금 2000억유로 제공
[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유럽이 유로화 보전을 위한 재정연합(fiscal union)을 둘러싸고 9일(현지시간) 분열상을 드러냈다.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연합(EU)의 27개 회원국 가운데 26개 국가가 재정통합 조약 추진에 합의한 가운데 영국은 반대 입장을 고수, 고립됐다.
이로써 금융시장은 그리스에서 처음 시작돼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으로 확산된 뒤 이제 프랑스, 심지어 독일을 위협하고 있는 유로존 채무위기를 뿌리 뽑을 보다 결정적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EU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새로운 재정연합(fiscal union) 협상은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국가에선 국민투표 실시 필요성도 거론된다.
27개 EU 회원국 가운데 영국을 제외한 26개국은 유로존 회원국들의 예산 규정을 강화 등 내용을 담고 있는 보다 강력한 재정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영국은 이번 EU 조약 개정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로존 17개 회원국 모두와 영국을 제외한 9개 비유로존 국가들은 10시간에 걸친 협상을 통해 기존의 EU 조약과 별도로 부채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새로운 조약을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새로 추진되는 조약은 재정적자와 부채에 대한 보다 강력한 통제를 골자로 한다.
새로운 조약 추진에 참여키로 한 9개 비유로존 국가들은 해당국 의회와 이 사안을 놓고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협상이 시작될 때는 영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국가들이 일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새로운 조약 추진 지지로 방향을 틀었다.
달리아 그리바우슈카이트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서툰 영어로 "분열된 것은 유럽이 아니라 영국인들이다. 영국은 정책결정에서 빠졌다. 유럽은 단결돼 있다"라고 말했다.
한 고위 EU 외교관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협상 전술이 서툴렀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이슈 가운데 하나는 금융거래세 제안에 대한 영국의 비토권 요구였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U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재정연합 조약 추진이 합의된 것과 관련, 보다 엄격한 재정 규정을 향한 일보 전진이라고 평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 결정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는 유럽이 실수를 통해 배웠으며 '엉터리 타협'을 피했음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은 영국이 예산적자 규정 위반 국가를 자동 제재하게 되는 EU 조약 개정에 결국에는 동의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를 구할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번 회담에서 EU 지도자들은 2012년 7월 출범할 상설구제기금인 유로안정메카니즘(ESM)에 관해서도 몇가지 결정을 내렸다.
ESM의 기금 상한선은 5000억유로(6660억달러)로 정해졌다. 이는 정상회담 전 거론됐던 것보다 작은 규모다. 또 ESM에 은행 라이선스를 주자는 헤르만 판 롬푸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제안은 독일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상회담에선 이와 함께 EU가 IMF에 최대 2000억유로의 유로존 부채위기 지원자금을 제공하며 이중 1500억유로는 유로존 회원국들이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정상회담장을 떠나면서 "우리는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EU 조약 변경에 반대한 케머런 영국 총리의 결정은 영국에 문제를 안겨줄 수도 있다.
EU 회원국의 절대 다수가 통합 강화를 추진할 경우 EU의 시장 및 금융 규정 변화를 포함할 수 있으며 이는 영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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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