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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장 최신의 인지언어학 안내서를 번역한 김동환 교수를 만나다

기사입력 : 2011년11월03일 17:55

최종수정 : 2012년06월01일 09:53

 


지난 10월 20일 해군사관학교 김동환 교수를 만났다. 인지언어학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관련 책을 집필하는 인지언어학자다. 김동환 교수에게 있어서 언어는 집이고 책은 그 집에서의 삶의 행위이다. 김동환 교수는 ‘인지’ 분야에 유달리 관심을 보였다. 대학 때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면서 ‘인지’라는 것에 대해 단 한 번도 놓지 않는 탯줄 같은 분야다. 지금은 그 ‘인지’라는 학문의 깊이가 어디쯤 가 있고 어디까지 갈수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최근 Geeraerts & Cuyckens(2007)의 The Oxford Handbook of Cognitive Linguistics(Oxford University Press)를 한국어로 옮겼다.

- 최근에 ‘인지언어학’에 관한 책을 냈는데 어떤 책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Geeraerts & Cuyckens(2007)의 The Oxford Handbook of Cognitive Linguistics(Oxford University Press)를 한국어로 옮긴 것으로서, 가장 최신의 인지언어학 안내서이다. 가장 최신임과 동시에 가장 포괄적인 안내서로서, 인지언어학 자체뿐만 아니라, 인접 분야, 구체적인 언어 현상에 대한 인지언어학적 접근 등 인지언어학의 모든 것을 다룬다고 볼 수 있다.

 -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다소 어려운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대해 간략한 내용 소개를 하자면?
이 책은 인지언어학 전문가들이 쓴 49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졌으며, 이 모두가 주제별로 6개의 부로 나뉘어져 있다. 각각의 장은 인지언어학의 특정 양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논제, 주제, 분야를 종합하며, 그 자체로 해당 논제의 연구결과와 관련 이론이나 방법론을 개관한다. 각 장 끝에는 방대한 참고문헌이 수록되어 있어서 해당 논제를 더 심도 있게 연구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준다. 제1부에서는 인지언어학의 기본 개념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고, 제2부에서는 인지문법, 구문문법, 낱말문법을 다룬다. 제3부에서는 인지언어학과 인접 분야 간의 관계를 다룬다. 제4부에서는 앞서 소개한 기본 개념과 이론적 구조를 이용하는 인지언어학의 특정 분야를 예증한다. 제5부에는 통시언어학, 언어상대성, 인류언어학, 언어유형론, 제1언어 습득, 수어에 관한 장이 들어 있다. 제6부에는 제2언어 학습, 사전편찬, 문화를 포함해 인지언어학의 응용, 그리고 인지언어학과 문학, 문화 연구, 철학, 심리학, 인지과학 등의 관련 분야 간의 접점에 관한 장들이 포함되어 있다.

 - 책이 너무 두껍습니다. 얼마나 중요한 책이길 이렇게 할 말이 많은지. 이 책의 가치를 말하자면?
원본이 1,334페이지(번역 1516쪽)에 달하는 이 책은 확실히 이 분야에서 가장 두꺼운 단행본이며, 인지언어학 운동을 가장 완전하게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인지언어학이 최신 학문이라는 점에서, 산발적인 개론서들은 등장했지만, “핸드북”의 형식을 취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 이 책의 효용론은?
이 책은 인지언어학의 특정 분야를 집중 연구 중인 교수들에겐 더욱 심오한 통찰력과 인접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의 길을 열어줄 것이고, 인지언어학을 시작하려는 학도들에게는 인지언어학의 전체 모습을 보여 주어, 앞으로 자신이 취할 인지언어학 연구 방향 설정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그 효율성을 엿볼 수 있다.

 - 인지언어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인지언어학이란 인간만한 크기의(human-sized) 공간과 시간 상에서 다양한 언어 현상을 설명하는 언어학 이론이다. 이 이론은 1970년대 후반, 1980년대 초반에 질 포코니에, 조지 레이코프, 로널드 래내커, 렌 탈미 등의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인지언어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인지(認知; cognition)’이다. 인지언어학은 언어를 관장하는 별개의 언어 능력이 뇌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인식하는 일반적인 인지 능력에 근거하여 언어 현상이 설명된다는 입장을 취한다. 이로서 언어만을 위한 능력을 별도로 설정하지 않고서, 인간 자체를 잘 들여다보면 언어가 자연스럽게 설명된다는 것이다. 인지언어학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이성적 동물”로 정의된다. 이러한 인간의 정의에서는 지금까지 “이성”에 집중하면서 언어학이 이루어져 왔다면, 인지언어학에서는 “동물”에 초점을 둔다. 동물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능, 느낌이다. 우리의 육체적 본능과 느낌에 따라 언어, 더 나아가 인간의 추상적 현상들을 설명코자 하는 것이 인지언어학이고, 가장 인간다운 언어학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인지언어학은 1990년대 이후로 급속도로 성장 중이며, 담화분석, 화용론, 의미론, 사회언어학, 문체론, 통사론 등 언어학의 많은 하위분야뿐만 아니라 인지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관련 분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인지’란?
인지란 “인식하고, 깨닫고, 느끼고, 분별하고, 기억하고, 듣고 보아서 아는” 인간의 몸에 근거한 정신 작용이다. 우리는 평소 생활에서 모두 인지를 행하고 있지만, 그렇게 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인지는 우리의 눈, 코, 입 등의 우리 몸으로 행하는 것이다. 우린 이제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우리의 행동 방식으로부터 조금만 거리를 둔다면, 우리 스스로 충분히 인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향후 집필계획은?
현재는 Johnson(2007)의 The meaning of the body, Slingerland(2008)의 What science offers the humanities, Robinson & Ellis(2008)의 Handbook of Cognitive Linguistics and Second Language Acquisition의 번역서를 준비 중에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난 개인적으로 집필 작업 중에서 번역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인지언어학 번역서들이 후학들이 한국적 인지언어학에 오를 수 있는 사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곳에 오르고 난 뒤에는 더 나은 한국적 인지언어학을 위해 사다리 역할을 했던 나의 번역서들을 후학들이 과감히 버리고, 그들만의 번역서들로 그 다음 후학을 위한 또 다른 사다리를 만들어주길 바랄뿐이다. 그래서 이 나라에 ‘진정한 한국적 인지언어학’이 완성되길 꿈꾼다.

  ■ 김동환 교수 소개
김동환은 경북대학교에서 영어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2002), 해군사관학교 영어과 영어교관(1995~1998)과 창원대학교 어학교육원 전임강사(1998~2006)를 역임했다. 2006년 10월부터 현재까지 해군사관학교 영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개념적 혼성 이론”과 “인지언어학과 의미”를 집필했으며, “인지언어학 개론”, “언어의 의미”, “인지언어학 입문”, “영어 전치사의 의미론”, “인지문법”, “은유와 영상도식”, “은유와 도상성”, “인지언어학 기초”, “은유 소개”, “언어와 사회”, “은유와 문화의 만남”, “은유와 감정”,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념적 혼성과 상상력의 수수께끼”, “인지언어학 용어사전”, “의미론의 이해”, “인지언어학 개론: 개정판”, “언어ㆍ마음ㆍ문화의 인지언어학적 탐색”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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