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9일, 중국물가에 대해 "9월 이후의 실물지표가 이전보다 호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PMI, 경기선행지수 등 주요 선행지표들의 8월 수치가 7월보다 개선됐지만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보고서 주요 내용
◆중국의 8월 주요 경제지표 발표 예정, 실물지표에 대한 관심 커질 것
오는 9일~15일에 중국 주요 경제지표의 8월 수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중국 경제지표 중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물가지표였다.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긴축정책의 강약은 물가지표에 의해 결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및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유럽 재정위기 심화 등으로 세계경제성장 둔화 가능성이 높아진 현재는 물가와 함께 실물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하락세로 전환됐을 가능성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에 전년동월비 6.5%, 전월비 0.5% 상승했다. 전년동월비로는 22개월만에 최고며 전월비는 4개월 연속 상승했다. 8월에는 6%대 초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중국 현지 언론에서는 9월 중추절 및 10월 국경절을 앞두고 명절효과로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돈육이나 채소류 가격도 직전에 비해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년동월을 기준으로 할 때 돈육 및 채소류 가격의 상승률은 7월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8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 산정에서 주택 임대료의 비중이 높아졌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생산자물가의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7월의 7.5%에서 7%대 초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8월 초 미국 국가신용 강등 이후에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반면 위안화는 절상이 가속화돼 수입물가 압력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산업생산, 소비, 투자 지표는 완만한 둔화추세를 이어갔을 전망
중국의 실물지표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7월에는 산업생산이 전년동기비 14.0% 증가해 6월의 15.1% 및 시장예상 14.6%를 하회했고 소매판매 및 고정자산투자도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8월에도 7월에 이어 실물지표가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7월에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비 14.0% 증가해 2분기 평균 증가율 13.9%와 비슷했다. 8월에는 여름철 전력공급 차질, 재고조정, 해외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산업생산 증가율이 13%대 중후반으로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소매판매는 7월에 17.2% 증가해 2분기 평균과 같았다. 물가상승에 따른 명목소비액은 늘었겠지만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 국제환경 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8월에는 17% 전후로 증가율이 하락했을 것이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7월에 24.5% 증가했는데 8월에는 24.1%로 낮아질 전망이다. 보장형 주택건설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고속철 투자 지연, 부동산 규제강화, 통화긴축 지속 등의 영향이 보다 컸을 것이다.
◆세계경기 둔화 영향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8월 수출증가율은 7월의 20.4%와 비슷한 21% 전후로 예상된다. 수출주문은 2~3개월 전에 미리 체결되기 때문에 최근의 선진국 경기하락은 8월 수출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 초반부터 진행된 국제상품 가격 조정의 영향으로 8월 수입은 21.0% 전후를 기록해 7월의 22.9%보다 다소 낮아졌을 것이다. 한편 무역수지는 240억달러로 7월의 314.8억달러보다 흑자폭이 줄었을 전망이다.
◆물가 및 실물지표 조합에 따라 정책방향 및 증시 반응 결정될 것
통화정책 방향과 증시의 단기적 반응은 물가 및 실물지표의 구체적 수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물가-실물지표] 조합은 물가지표는 이전보다 낮아지고 동시에 실물지표들도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하는 경우다. 만약 소비자물가 및 산업생산의 전년동월비 상승률 조합이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면 통화정책의 즉각적 변화는 없겠지만 증시 참가자들은 향후 긴축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과 비슷하고 산업생산 증가율은 14% 이상을 기록했다면 긴축 강도의 강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 이하로 하락하고 산업생산 증가율도 12%대 이하로 떨어졌다면 긴축완화 기대보다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부각돼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9월 이후에도 물가 하락세 지속, 실물경기 회복 기대는 아직 일러
좀더 중기적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의 물가상승률은 하락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세계경기 둔화, 소비 성수기 경과에 따른 농산물 수급 호전, 기저효과 등 때문이다.
또 9월 이후의 실물지표가 이전보다 호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PMI, 경기선행지수 등 주요 선행지표들의 8월 수치가 7월보다 개선됐지만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다면 실제로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3분기 들어 가시화되고 있는 선진국 경기하강이 시차를 두고 중국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선행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9월 이후 실물지표가 이전보다 크게 호전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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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