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볼빙·연체금리 일부 '손질'…현금서비스·가맹점 수수료 인하 '외면'
▲권혁세 금감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신용카드사 및 캐피탈사 CEO와 조찬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오전 카드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카드사 금리 및 수수료 합리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부내용을 보면, 우선 리볼빙 금리를 현금서비스 금리보다 낮게 정하도록 지도하고, 연체금리를 현재 2단계에서 3~4단계로 세분화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해외에서 카드사용시 부과되는 이자성격의 환가료를 폐지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추진 과제들은 카드사와 사전 실무협의를 거친 것"이라며 "간담회에 참석한 카드사 CEO들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권혁세 원장이 제기한 고금리대출과 가맹점수수료 문제 등 핵심적인 내용은 대부분 빠졌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앞서 간담회에서 "일부 캐피탈사는 여전히 취급수수료를 부과하고 있고, 3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면서 "취급수수료를 폐지와 최고금리도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가맹점들이 현행 수수료율 차등적용 기준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면서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라"고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금감원은 카드사 금리 및 수수료와 관련해 핵심적인 내용은 외면한 채 변죽만 울린 셈이다. 금감원 실무책임자도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하기는커녕 카드사들의 논리에만 매몰되어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여신전문감독국 관계자는 "카드사 대출금리나 현금서비스 수수료는 일종의 시장금리이기 때문에 금감원이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카드사 금리가 조달금리에 비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대출고객은 신용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면서 "카드사들이 불가피하게 높은 금리를 책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대변했다.
그러나 은행에 비해 카드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 의지가 빈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조달금리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대출금리를 받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이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가맹점 수수료 역시 불합리한 부분이 많지만 시정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보험료 카드 납부시에도 골프장 수수료보다 많은 3%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감원이 카드사 고금리와 관련 '변죽만 울린다'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서는 대출금리와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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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