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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재해석] (上) 은행 이자마진 과도하다

기사입력 : 2011년08월25일 13:30

최종수정 : 2011년08월25일 14:36

- 대출이자 추가 상승 가능성 제기돼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위기 전후로 금리변동이 심했는데 은행들이 예대금리 차이를 많이 불렸다. 가산금리를 어느 정도 떨어뜨리면 되는데 은행권 로비 때문에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 은행들의 이자수익이 적정수준을 넘어섰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연구소의 금융전문가가 건넨 말이다. 

이 금융전문가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떨어뜨릴 룸(여유)이 충분히 있어 이를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은행들의 로비 때문에 나오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 경제의 뇌관으로 부상한 가계부채가 9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시중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에 금리장사로 이자수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당기순이익이 3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분기 가계소득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대출이자의 추가 상승으로 은행들이 배를 불리는 반면 서민들의 이자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은행 예대·순이자마진 지속 증가

지난 3일 4대 시중은행들은 상반기 사상 최고의 실적 성적표를 내놨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6.3% 급증한 1조432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2372억원을 기록했고 국민은행은 1조6004억원에 달했다. 국민은행을 포함한 KB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574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배에 이르렀다. 하나은행은 8716억원을 기록했다.

 시중 은행들의 폭발적인 이익 증가는 서민들에게 빌려주는 대출이자와 예금인출 시 떼는 수수료에게 발생했다.

국내 은행들이 거둔 총 이익 중 이자 수익 비중은 95~72%에 이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95.4%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84.9%), 신한은행(77.7%), 우리은행(72.9%) 역시 전체 이익 중 이자 수익 비중이 절대적이다.

실제 은행들의 예대마진(예·적금이자와 대출이자 차이로 은행이 얻는 이자 수익)과 순이자마진(NIM)은 2년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2009년 말(누적 기준) 순이자마진 2.07%, 예대금리차 2.54%에서 2010년 말엔 2.36%, 2.91%로 확대됐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순이자마진 2.46%, 예대금리차는 2.98%로 3% 가까이 육박했다.

국민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009년 말(누적) 2.93%에서 2010년 말 3.37%로 확대됐고 올해 3월 현재 3.35%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94%(2009년 말)→2.39%(2010년 말)→2.45%(2011년 1분기), 우리은행은 2.42%→ 2.87%→ 3.13%, 하나은행은 2.01% → 2.24% → 2.24%로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6월말 기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3.01%로 2006년 12월 3.04%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대로 확대됐다. 

순이자마진의 경우도 신한은행은 1.76%(2009년 말)→ 2.15%(2010년 말)→2.27%(2011년 1분기)→2.27%(2011년 2분기),  우리은행은 1.88%→2.22%→2.44%→2.45%, 하나은행은 1.68%→1.93% →1.92%→1.98%로 확대일로에 있다.

국민은행은 카드사 통합 당시 2.41%(2009년 말)→ 2.77%(2010년 말)→ 2.83%(2011년 1분기)로 확대되면서 채 2년이 안 돼 20% 가량 순이자마진이 증가했다. 카드사 분사 이후 올해 2분기엔 2.40%(카드사 제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08년 찾아온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00%까지 낮췄다가 2010년 7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25%로 끌어올렸지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비대칭적으로 움직인 까닭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박덕배 연구위원은 "금융기관들이 가산금리를 많이 올렸다"며 "이로 인해 예대금리 차이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산은경제연구소의 박종범 금융시장팀장은 "은행 영업에서 대부분 대출과 예금쪽 이자수익에 의존하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확대해왔다"며 "평균적으로 예대금리와 순이자마진이 예전보다 높아졌다"고 밝혔다.

 
◆ 대출이자 추가 상승 가능성 제기

은행들이 편하게 이자장사를 하면서 막대한 순이익을 기록하는 가운데 가계의 이자비중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관과 견줘 11.4% 상승한 8만6256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기준으로 사상최대치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한 가구당 한 해 103만5072원을 이자로 내는 셈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추가적인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하고 대출이자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규제에 따른 시중은행들의 우대금리 폐지 조치 등이 오히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박덕배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폐지하면 대출수요가 좀 떨어지는 대신 평균적으로 대출자들의 금리부담은 올라갈 수 있다"며 "방향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은행들 입장에서는 마진이 늘어나고 충분히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의 총량은 통제할 수 있겠지만 서민들의 이자부담은 통제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은행들 입장에서도 공급자 우위인 상황에서 전혀 손해볼 것이 없다. 가계부담이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은행 마진율로 따지면 손해보지 않는 장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줄이려면 공급쪽 뿐 아니라 수요쪽도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수요요인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 총량규제만 집착하지 말고 실질적인 이자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금융회사 순이익의 상당 부분이 고배당을 통해 외국인(사모펀드)에게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회사가 서민들과 중소기업을 통해 얻은 막대한 이익을 외국인들한테 배당하면서 국부유출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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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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