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증시 안정, 美 정부 등의 가시적 정책 나와야
[뉴스핌=노희준 기자] 국내증시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맞아 '패닉‘(공황)상태에 휩싸여 1870선을 하회했다. 저점으로 지수가 1800선까지 밀릴 만큼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진 상태이지만, 그만큼 증시의 진정세나 반등의 시그널이 무엇일지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의 안정을 이번 ‘증시패닉’ 사태의 진정을 위한 조건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등 주요 정부의 가시적인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으려면 정부의 ‘보이는 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지선에 대해선,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지지선을 설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반등 시 투자전략으로는, 낙폭 과대 대형주의 반등이 점쳐진다.
◆ 진정세 반등의 시그널...믿을 수 있는 건 ‘정부’뿐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자자들의 마음이 돌아서야 하는데 미국이 더블딥으로 가는 것을 차단시킬 가시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미국의 증세나 재정 건성성을 높이는 쪽의 정책, 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정우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도 “글로벌 증시 하락의 원인 제공지인 미국 및 유럽에서 가시적인 정책적 조치가 나와야 (패닉 상태가) 진정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리서치센터장들도 정부 정책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을 비롯한 정책 당국들의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며 “유동성 공급에 대한 당위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이런 정책 대응들이 현실화되는 시점이 반등 시그널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1차적 관심사로는 오는 9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가 꼽힌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양적완화나 자금지원 등의 추가적인 멘트가 나오는 시점이 반등의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개별적인 사안으로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미 국채 이슈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보인다. 윤재현 파레토투자자문 대표는 “일단은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낮췄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며 “국채금리가 안정화되면 (현상황이)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매’자제를 반등의 시그널로 보는 의견도 나왔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사장은 “투매라는 게 바닥 징후의 대문”이라며 “지수는 15% 빠졌지만 개별종목으로 보면 30-50% 빠지는 등 가격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투매가 나오는 것이 ‘끝물’이라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수상으로는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1900선 회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안정화되려면 1900선은 유지돼야 한다”며 “ 중요한 포인트는 1900선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美 신용등급 강등으로 코스피 지수가 폭락해 장중 1800.00까지 떨어진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시황판에 코스피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 지지선?...지금은 비정상적 시장
전문가들은 좀처럼 지지선에 대해 입을 열지 못했다. 투자자들의 패닉상태로 장중 저점으로 1800선까지 지수가 곤두박질 상황에서 바닥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판단이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사장은 “현재로서는 증시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다만, 일부에선 1800선이 지지선이 될 것이란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정우 쿼드투자자문 사장은 “1800선까지 갔다 왔는데 바닥을 찍었다고 본다”며 “오늘(지난 8일) 저점(1800p)이 강력한 저지선”이라고 말했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사장도 “지지선은 1800선 정도”라고 언급했다.
◆ 반등 시 투자전략...낙폭 과대주 우량주
반등한다면 실적이 좋으면서 ‘많이 빠진 놈’이 빨리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장동헌 우리자산운용 운용본부총괄 전무는 “반등 시에는 하락 폭이 크고 실적이 양호한 자동차 관련 주 등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우 쿼드투자자문 사장은 “반등시 투자전략은 짧게보면 낙폭과대 대형주 위주로 나오는 게 정상”이라며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이 많이 빠졌으니 단기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그 이후에는 시장 강세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에 실적 좋은 여러 종목군 위주의 ‘개별 종목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다만, 낙폭 과대주의 반등이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뒤따른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의 주가가 한번 크게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3분기 경제지표가 좋을 수 없는 데다 정책 공조와 인플레이션 둔화 등은 시간을 두고 나타난다”며 “추세상승은 4분기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사장은 “반등시 투자전략은 일단 낙폭과대주”라면서도 “다만 추세적 반등이냐 제한적 기술적 반등이냐가 고민인데, 미국 매크로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8월지표까지 나오는 9월은 돼야 방향성이 잡힐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움말 주신분, 가나다순> 김민국 VIP투자자문 사장,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사장,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김정우 쿼드투자자문 사장,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재현 파레토투자자문 사장, 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장동헌 우리자산운용 운용본부총괄 전무, 전정우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등 1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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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