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내용은 로이터 브레이킹뷰스 컬럼니스트 피에르 브리안콘의 개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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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이 빠르게 시장상황을 수렴하는 모습이지만 재정 스토리는 전혀 다를 수 있다.
유로존의 깔끔치 못한 주변국 부채 문제 처리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자본조달 경비가 치솟고 있다.
그러나 빚더미에 앉은 유로존 중심국들 가운데 스페인보다 이탈리아가 더욱 심한 벌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유로화 도입 이후 고점을 작성한데 이어 조만간 스페인의 국채 이자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로존 창설 이후 지극히 이례적인 일에 속한다.
우선 이탈리아 정치권에 책임이 있다. 신뢰성을 상실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힘이 빠진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은 재정개혁과 내핍조치를 밀고 나갈 기력을 상실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자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지난주 조기 총선을 선언하는 등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차기 정부는 최소한 향후 수년간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권한(mandate)을 위임받을 수 있다.
이들 두 국가는 유로존내 '대마불사(too big to fail)'라는 카테고리에 함께 묶여 있지만 개별적인 문제는 완전히 다르다.
스페인은 공공부채 비율이 낮은 대신 예산적자가 크며 은행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다.
반면 이탈리아 부채는 GDP의 120% 수준이지만 예산적자는 합리적인 수준이고 은행들은 자국 국채노출로 타격을 입은 상태다.
두 국가는 모두 성장 걸림돌에 직면하고 있어 장기적인 채무상환 능력에 의심을 받고 있다.
경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개혁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이는 단시간에 낼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
스페인 정부는 인기가 없고 이탈리아 정부는 신뢰성이 없다.
트레몬티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최근까지만 해도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았으나 개인적인 문제에 휩싸인데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지지까지 잃어 힘을 상실했으며 이에 따라 지도부 공백이 발생했다.
의회 총선은 2013년에야 실시되지만 현 정부가 그때까지 어떻게 연명할지 알 수 없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올해 130bp나 벌어졌다. 이같은 차입비용 증가를 이탈리아 전체 부채에 적용하면 현재 기존 예산적자에 연간 GDP의 1.6%에 가까운 빚이 추가된다.
올해 예산적자를 GDP의 4%에서 내년에는 3%로 낮추려는 이탈리아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스페인의 차입경비는 0.8%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0.6%의 연간 이자할증료(interest surcharge)에 해당한다.
이렇게 보면 부채위기 확산로를 따라가는 투자자들이 마드리드를 건너뛰어 곧바로 로마로 향한다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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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