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정탁윤 기자] "세계무대 중심으로 성장한 현대·기아차가 협력업체 한 곳의 문제로 올스톱된다는 건 문제입니다."
"여러 부품이 모여 자동차가 완성되는 탓에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동안 너무 일부 협력사에만 의존해온 결과라고 봐야겠죠."
이번 유성기업 사태를 부품업체 다변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정 부품의 70%를 한 협력업체에만 맡긴다는 것은 상식밖이라는 의견도 높다. 문제가 된 피스톤링 말고도 다른 부품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도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학계 한 전문가는 "현대·기아차의 유성기업 의존도가 사실상 독점형태라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라며 "차제에 특정 하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기아차는 피스톤링의 70%를 유성기업에서, 나머지는 대한이연에서 공급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특정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진 것은 정몽구 회장의 엄격한 품질관리 철학 때문이기도 하다.
피스톤링을 만드는 기업은 독일과 일본 등에도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엔진 국산화 차원에서 이들 외국계 기업보다는 '검증된' 국내 기업을 선택해 의존도를 높여왔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 협력 관계를 맺은 업체들은 오랜기간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품질관리 철학이 엄격한 탓에 다른 업체와의 실험적 협력관계에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위상에 맞게 재고관리에서부터 부품 조달 전반에 대한 재정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관 및 물류비용 때문에 국내 차업계가 부품 재고관리에 신경을 덜 썼던 것이 사실"이라며 "적정 수준의 재고관리에 대한 업계 차원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자동차담당 연구원은 "지금 국내 차업계는 400~500만대 생산의 세계 '빅 5'가 됐는데 과거 영세했던 200~300만대 생산때 처럼 하면 안된다"며 "이 기회에 비용이 들더라도 한 기업에만 의존하는 부품을 전면 체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유성기업 사태를 국내 대-중소기업 상생에 대한 보다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고민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대-중소기업 상생 논의는 '초과이익 공유제' 아이디어 등과 같은 단기적 처방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중소기업들 이외에 거래를 하고 싶어하는 다른 수 많은 중소기업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기업 협력사가 아닌 수 많은 중소기업들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기술 교육, 수출 지원 등이 필요한데 이번 유성기업 사태를 그러한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환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초과이익 공유는 2~3년안에 끝나버리는 단기적 대책에 불과하다"며 "대기업과 거래관계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즉 대기업의 햇빛이 쏘이지 않는 무수히 많은 국내 중소기업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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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정탁윤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