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관세청 협력으로 EU 관세위원회 설득
[뉴스핌=박영국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외교통상부 및 관세청의 협력에 힘입어 유럽에서 500억원에 달하는 관세 손실을 면한 것으로 전해지며 모범적인 민관 협력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6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폴란드 관세당국이 LG디스플레이가 폴란드 법인으로 수출하는 LCD 반제품에 5%의 관세 부과를 추진한 데 대해 외교통상부와 관세청 및 EU 각국 대사관과의 협력을 통해 폴란드 관세당국를 설득, 무관세 유지 결정을 받아냈다.
이번 사안은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07년부터 폴란드 브로츠와프 지역에서 가동 중인 모듈공장으로 공급되는 LCD 반제품(셀)에 대한 것으로,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한국에서 전공정을 마친 LCD 반제품을 폴란드 공장으로 운송, 단순 조립 공정인 후공정을 거쳐 LCD 모듈로 제조하는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서 폴란드 공장으로 수출되는 LCD 반제품은 '액정디바이스' 품목으로 분류,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으나, 지난해 5월 폴란드 관세당국은 LCD 반제품에 대해 5%의 관세가 부과되는 'TV 기타 부분품'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LG디스플레이가 현지 생산라인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2009년 중순부터 기존 LCD 반제품에 직접회로(IC) 등 몇 가지 부품을 추가한 데 대해 '추가 부품이 있으므로 TV 기타 부분품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폴란드 관세당국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LG디스플레이는 500억원 이상의 관세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같은 사정을 전해들은 외교통상부와 관세청, 폴란드 대사관은 즉각 LG디스플레이 지원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관세청의 품목분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매우 단기간에 다른 나라의 관세 품목분류 사례를 모으고 분석한 뒤, LCD 반제품에 대한 품목분류 논리를 만들었으며, LG디스플레이와 외교통상부, 폴란드 대사관은 한 팀을 구성해 폴란드 관세당국 설득에 착수했다.
그 과정에서 EU총국 및 관세위원회는 폴란드 관세당국의 주장이 더 타당하다는 태도를 보여 난항을 겪기도 했으나, LG디스플레이-외교부 팀은 EU 주요 9개국 관세위원을 직접 만나 품목분류 논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설득하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돌파했다.
일반 기업이 EU 회원국 관세위원을 직접 만나는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으나, EU 각국 대사관에서 수 차례 전화로 요청하고, 직접 찾아가는 등의 노력을 통해 모든 미팅을 성사시켰다.
EU 관세위원회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폴란드 재무부 장관과 EU 조세 및 관세담당 집행위원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양국의 우호 관계의 발전을 위해 본 사안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강력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 4월 열린 EU 관세위원회 정기총회에서 마침내 LG디스플레이 등이 주장한 관세 품목분류 논리를 받아들여, LCD 반제품의 무관세를 유지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LG디스플레이는 500억원의 관세손실을 면하게 됐다. 이미 납부한 보증금 형태의 관세 220억원도 환급받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EU 각국 대사관 직원이 LG디스플레이에 주말 회의를 먼저 제안하기도 했고, 자기 일처럼 생각한 외교통상부 담당과장과 EU 공관 담당자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에 대해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기존의 그 어떤 민관협력 사례보다도 '원팀(One Team)'으로 일하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사례는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외교통상부와 관세청, 해외 공관들을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며,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으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남기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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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