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중동 산유국들은 최근 배럴당 90달러에 이른 국제유가가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산유량을 늘리거나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석유수출국기구(OEPC)은 지난 11일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린 총회에서 산유량 쿼터를 기존 일일 2484만 5000배럴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008년 12월 총회에서 사상 최대 감산 결정을 내린 뒤 쿼터량이 변경된 적이 없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현재 석유시장은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배럴당 70~80달러 선이 적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OPEC은 내년까지 경기가 좋지 않아 석유 생산은 충분하지만 수요 증가가 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2.8% 늘어난 석유 수요가 내년에는 1.6%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OPEC 역시 이 같이 보고 있음이 확인됐다.
세계 산유량의 40%를 차지하는 OPEC은 일일 600만~700만 배럴 정도의 여유 생산능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올해 세계석유생산량 증가는 주로 비OPEC 산유국의 증산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 유가는 2008년 하반기까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선 뒤 경제 위기를 맞아 한때 배럴당 32.40달러까지 폭락했으나, 최근에는 다시 밸러당 90달러 선에 도달했다.
지난 10일 뉴욕 시장의 서부텍사스산경질유(WTI) 12월물은 58센트 하락한 배럴당 87.79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7일 한때 90.76달러까지 오른 뒤 한 주간 1.6%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OPEC이 적정이라고 보는 수준보다 높아졌지만 이를 추세로 보지 않고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평가한 모양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수드 미르-카제미 이란 석유장관은 "시장 여건이 예전보다는 개선되었지만 세계 경제성장률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좋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라미레즈 석유장관은 "달러화 약세를 감안하면 생산자나 소비자들에게 배럴당 100달러의 유가가 적정선"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