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Q 매출·영업익·당기순이익 전년比 모두 감소
- 원재료값 급등과 라면판매 감소로 실적 악화
- 스낵과 음료 매출 늘고, 해외수출 증가는 긍정적[뉴스핌=이동훈 기자] 식품업계 2위인 농심이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업계 순위가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농심이 최근 발표한 3/4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한 457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1.6%와 28.3% 줄어든 145억원, 247억원을 거둬들였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07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 1조 8456억원을 달성하며 CJ제일제당에 이어 업계 2위를 굳건히 지켰다. 3위 삼양사, 4위 오뚜기 등과도 매출 4000여억원 큰 차이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3/4분기 매출액 증가가 크게 둔화되면서 상위권 업체들간 순위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재료가 급등과 판매 부진 등으로 식품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라며 “특히 농심의 실적부진은 매출 전체에 60%를 차지하는 라면 시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11개사 간의 격차가 줄어드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농심은 지난 3/4분기에 면류사업에서 전년동기 대비 8.8% 감소한 28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라면 부문의 시장 점유율도 전분기 70.4%에서 70.0%으로 소폭 줄었다.
영업이익 둔화도 눈에 띈다. 지난 1/4분기 영업이익은 384억원을 거둬들였지만 2/4분기에는 203억원, 3/4분기 145억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신증권 송우연 애널리스트는 “라면시장이 양적으로 정체 국면에 들어섰고, 내년 가격인상이 있더라도 밀가루나 기타 원재료가 상승에 따른 것이어서 매출총이익 개선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업체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라고 말했다. 판관비와 광고선전비는 전년동기 대비 1014억원에서 1074억원, 152억원에서 185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소맥 및 포테이토 스낵의 판매 호조와 삼다수 및 카프리썬 등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음료의 78%를 차지하는 삼다수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1.4% 증가한 570억원을 달성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또 같은 기간 해외 수출이 12.9% 늘며 매출 281억원을 달성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국가별로는 유럽 26.8%, 일본 20.0%, 동남아시아 12.9%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양파, 마늘 가격을 비롯해 포장지까지 가격이 올라 원재료값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4/4분기에도 실적 개선 폭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악재는 식품업계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업계 2위 수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양사와 오뚜기, 동서식품 등 식품업계 상위권 업체의 3/4분기 실적은 이달 중순께 발표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