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신이 동반퇴진 결의문 채택, 도쿄 주주들 의사 관심집중
- 내년 3월까지 회장 유지하며 후계구도 완성 구상에 차질
[뉴스핌=한기진 기자] 신한금융그룹 재일교포 주요 주주들이 14일 경영인 3인방의 동반퇴진을 결의하면서 라응찬 회장의 입지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라 회장이 “누군가는 (신한사태) 수습을 해야 한다”면서 조기에 스스로 물러나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힌 지 3일만에 상당수의 교포 주주들이 그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재일교포 원로 주주들을 비롯해 사외이사 4명, 신한은행 재일동포 사외이사 1명 등 총 130명은 이날 오후 일본 오사카 뉴오타니호텔에 열린 주주모임에 참석, 세 명 모두 퇴진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 3명 모두 즉시 사임 △ 신 경영진 선임 시급히 할 것 △ 경영체제 확립 요구 등이 담겼다. 단 이들은 외부로부터 선임을 배제하고 그룹 내부에서 신한은행의 이념과 문화를 계승할 수 있는 인재등용에 의한 신 경영진 선임을 요구했다
이날 모임은 신한금융 재일교포 주주의 양대 축 가운데 오사카지역 교포 주주들이 주축이 돼 열린 것으로 도쿄지역 주주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은행장 및 지주회사 이사 해임 청구소송과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주도한 신한금융 주식 100만주 이상을 보유한 '밀리언클럽' 회원 10명도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재일교포 주주들의 전체 의사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또 교포 사외이사들 모두가 결의문에 찬성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결의문을 도쿄지역 주주들이 찬성하느냐에 따라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 등 경영인 3인방의 동반퇴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직 도쿄지역 주주들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동반퇴진이 이뤄진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라 회장에 대해 중징계 중 가장 낮은 수위인 ‘문책경고’ 제재를 결정을 받아내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라 회장 체제를 유지하면서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연착륙(軟着陸)을 하려는 신한금융의 구상은 물거품이 된다.
이날 결의문을 도쿄지역 주주들까지 찬성, 사외이사들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오는 11월 4일 열릴 이사회에서 라 회장의 거취에 대해 결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라 회장의 조기 퇴진 가능성이 생기고 신한금융의 지도부 재편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교포주주들이 라 회장에게 동반퇴진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라 회장의 입지는 위축될 수 밖에 없고,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후계구도를 만들려했던 라 회장의 생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신한금융 관계자는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