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규민 기자] ‘재일교포 주주 긴급회동, 금융감독원의 징계수위, 내부에서 나오는 용단 목소리’
신한지주 라응찬 회장의 거취를 결정할 3가지 변수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라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라 회장 등 경영진 3명에 대한 거취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4일 금융감독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라응찬 회장의 실명거래법 위반과 관련해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만약 여기서 직무정지가 나오면 라 회장은 금감원이 정한 날짜부터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
무엇보다 신한 임직원들 사이에서 조직의 안정을 위해 하루빨리 라 회장이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두 라 회장에게는 부담이 큰 것들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라 회장이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 재일교포 주주 100여명은 이 날 오후 일본 오사카에서 회동을 갖는다.
신한지주 재일교포 사외이사 4명과 신한은행 재일교포 사외이사 1명도 참석해 향후 신한사태와 관련해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일부 재일동포주주들이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 등 3명의 동반퇴진을 주장하고 있어 재일교포주주들의 전체 의견이 어떻게 모아질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만약 재일교포 주주 및 사외이사들이 라 회장에게 해임을 요구하고 나서면 라 회장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오는 11월 4일 열리는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 결정이 라 회장의 거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직무정지'가 나오면 라 회장은 금감원이 통보한 날짜부터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 '문책경고'가 나와도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문책경고를 받고 자리를 유지한 사람은 없었다"면서 "문책경고는 알아서 나가라는 소리와 같다"고 말했다.
라 회장이 용단을 내리지 않더라도 금감원은 11월 신한은행 종합검사를 통해 라 회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바로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국민은행을 상대로 사전조사를 벌이면서부터 표적수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의 개인적인 부분을 포함해 각종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신한 임직원이 조직의 안정 위해 하루빨리 라 회장이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즉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내년 주주총회까지는 있고 싶다는 라 회장의 명분이 없어지게 됐다.
신한사태가 터진면서 맨처음 3인 동반 퇴진설이 나왔을 때 직원들의 대부분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펄쩍 뛰었다.
당장 경영진 모두가 나가게 되면 경영공백이 생길 것을 걱정한 것도 있었지만, 몇 십년동안 신한의 정신적인 지주였던 라 회장이 퇴진하는 것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최근 라 회장의 행동을 보면서 라 회장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상황으로 변했다.
신한지주 계열사 한 임원은 "라 회장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다면서 스스로 이슈를 만들고 또 곧바로 출국하는 것을 보면서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한 직원은 "금융당국과 국정감사에서 라응찬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각종 비리의혹이 나오고 있다"면서 "신한이 완전 파렴치한 조직으로 여겨지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 다른 책임급자 직원은 "이렇게까지 밝혀진 이상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윗분들이 용단을 내리기를 바란다"며 솔직한 심장을 털어놨다.
[뉴스핌 Newspim] 배규민 기자 (lemon12kr@newsp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