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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시장 거품? "투기 역할 제한적"

기사입력 : 2008년05월26일 12:38

최종수정 : 2008년05월26일 12:38

[뉴스핌=김사헌 기자] 닷컴 버블에 이어 주택 및 신용시장 버블, 또 중국 주식시장의 버블까지 경험한 투자자들은 이제 왠만한 시장에 대해서는 모두 버블(거품)이란 용어를 사용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국제 석유 및 상품시장은 원래 급격한 가격 변동성을 자주 나타낸만큼 단순하게 거품이라는 도식을 부여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 거품 정의에 부합하면서도 부합하지 않는 상품 시장의 변화

최신 팔그레이브 경제학사전(The New Palgrave Dictionary of Economics)에 따르면, 거품이란 "자산가격이, 그 보유자가 훨씬 더 높은 가격에 그 자산을 되팔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자산의 기초 가치를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어떤 상품 가격이 그 기초 가치를 초과하는지를 짚어내기란 어렵다. 일련의 수입 흐름이 없고, 주가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과 같은 참조 기준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지난 주말 뉴욕 원유선물 근월물 가격은 배럴당 132달러 선으로 지난 1년 동안 103% 상승했다. 하지만 국제유가는 지난 30년 동안 그 같은 상승세를 여러번 경험했다. 1980년 봄에는 유가가 1년만에 150% 급등하기도 했다.

과거 유가 급등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감산에 주로 기인한 것이다. 당시에는 소비자들이 별다른 대체 연료를 가지지 못해 충격이 컸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보수적인 소비 태도를 보인데다 비OPEC 산유국들이 탐사와 생산을 늘렸기 때문에 유가는 이어 폭락 양상을 보였다.

저명한 하버드대학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Greg Mankiew)는 저서에서 이런 과거 사례는 어떤 수급 구조가 단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비탄력적인데 반해 장기적으로는 탄력적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거대한 가격 변화의 교과서적인 사례로 인용한 바 있다.

맨큐는 다른 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여타 개발도상국의 수요 증가세가 유가 상승의 기본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고유가로 인해 에너지 절약 노력이 촉발될 경우 상당수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고 자전거를 구입하며 어떤 농가에서는 트랙터에서 노새로 옮겨타기도 하는데, "충분한 전환을 위해서는 수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금은 유가 상승에 따른 산유국들의 반응이 과거 어느 때보다 부진해, 원유생산이 피크(Peak, 절정기)를 지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이끌어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유전지대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 분석을 하고 있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에 따라 석유 수급 전망을 하향조정해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가 아닌 다른 상품들의 경우 가격 상승에 따른 수급 변화가 좀 더 빠르게 이루어진다. 소맥과 원면과 같은 상품들의 경우 최근들어 가장 급격한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 이들 상품은 재생이 가능하거나 잠재적 대체 상품도 많다.

석유나 천연가스의 경우 재생이 불가능하고 재활용이나 손쉬운 대체도 쉽지 않다. 옥수수는 재생이 가능하지만, 생산물이 점차 에탄올 생산으로 분산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결국 지금까지 보면 이들 상품시장의 경우 거품 정의의 첫 번째 부문, 즉 가격이 기초 가치를 초과한다는 면에서는 전혀 확실치가 않다. 다만 사람들이 더 높은 가격에 되팔기 위해 이들 상품을 매수한다는 점에서 거품의 정의 후반부는 충족한다.

바로 이 같은 '투기(Speculation)'는 오랜동안 상품시장의 작동을 위해 한축을 담당해왔지만, 최근에는 그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 최종 수요는 투자자 아닌 소비자: 투기 영향은 제한적

상품 선물시장의 전통적인 역할이란 농업인이나 석유정제업체 등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가격 변동성을 헤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관 투자자들이 헤지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상품시장에 진입하는 중이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 이른바 캘퍼스(Calpers)의 이사회는 지난 2월 총 2400억 달러에 달하는 포트폴리오 중에서 3%를 상품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또 헤지펀드 매니저인 마이클 마스터스(Michael Masters)는 지난주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오늘날 상품시장에 일차적이지는 않다고 해도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요인"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비앙코리서치(Bianco Research)사의 하워드 시몬스(Howard Simons) 전략가는 "상품시장의 경우 최종 매수자들이 투자자가 아니라 소비자들이기 때문에 투기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상품과 달리 상품의 경우 기대만으로 가격이 상승하기 힘들다. 어떤 지점까지 가격이 오르면 최종 소비자들이 손발을 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또 앞서 맨큐 교수는 상품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물리적인 상품 자체가 아니라 가격이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에 대한 베팅을 담고 있는 계약이며, 이는 상품 자체에 대한 투기를 부추기지 않는한 최종적으로는 그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최근에 드러나는 양상은 바로 후자의 경우다. 맨큐의 하버드대 동료인 제프리 프랑켈(Jeffrey Frankel) 교수는 이같은 투기적 행위는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급격한 금리인하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낮은 금리가 상품을 축적하도록 만들었단 얘기다.

프랑켈의 논리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예상대로 상품재고가 증가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프랑켈 교수는 이런 사실은 인정하지만, 또한 석유생산자들이 이런 재고를 땅속에 그냥 내버려두는 경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사우디아라비아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추가 증산 요청을 거부한 한 가지 원인일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런 식의 태도는 무모한 게임이 될 수 있다. 1980년대처럼 에너지 가격이 폭락을 이끌 수 있는 변화를 촉발하고 사우디나 OPEC 회원국들에게 치명상을 안길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의 태도 변화와 미국을 벗어난 광범위한 경기둔화 양상은 과거에 발생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급격한 가격 하락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만약 그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유가가 거품이라서가 아니라 단지 상품시장의 작동 방식이 원래 그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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