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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버냉키 1주년 ②-3] 대공황 마니아

기사입력 : 2007년02월15일 11:38

최종수정 : 2007년02월15일 11:38


[뉴스핌 Newspim] 세계경제 사령관이라 불리는 미국 연준(Federal Reserve) 버냉키 의장의 취임 1주년을 맞아 그의 면모를 체계적으로 조망하는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버냉키 1주년 특집은 [버냉키노믹스: 버냉키와 연준의 도전]을 주제로 <버냉키 시대의 도래>, <대공황 마니아>, <그린스펀 스탠더드>, <버냉키 스탠더드>, <버냉키호의 좌표>, <글로벌 위기의 시험> 순으로 연재될 것입니다. 글로벌 시대 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인 버냉키와 그가 이끌어갈 연준을 조망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2) 이제 ‘헬리콥터 벤’을 넘어서

지난 2006년 2월 6일 워싱턴의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본부인 매리너 에클즈 빌딩에서 제 14대 연준 의장 취임식이 열렸다. 당사자는 벤 버냉키로, 부시 대통령도 그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다. 사실 미국에서 연준 의장 취임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경우는 대공황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의 두 번을 포함해 이번까지 모두 세 번에 불과하다. 이라크 사태가 난항을 거듭하는 등 지지율이 실추되면서 뭔가 원군이 필요했던 부시가 ‘미국 경제의 대통령’으로 간주되는 연준 의장 취임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통설이다. 아무튼 대통령의 참석으로 신임 의장의 자리가 더욱 빛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06년 2월 1일자로 취임한 버냉키는 일단 오는 2010년 1월 31일까지 연준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독립성을 중시한 자리인 만큼, 한번 임명되면 4년 임기가 자동 보장된다. 하지만 역시 같은 날짜로 이사로 임명된 만큼, 최대 2020년 1월 31일까지도 연준 의장직을 유지할 수도 있다. 연준 이사 임기는 14년으로 연임이 불가능하지만(잔여 임기는 제외), 의장직은 대통령의 지명에 따라 이사로서 재임하는 동안 연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린스펀은 당초 지난 1987년 8월 폴 볼커 전 의장의 퇴임 이후 그의 이사 임기 잔여분을 메우는 이사로 선임됐는데, 이후 1992년 정식 만기의 이사로 재임명되면서 2006년 1월 말까지 무려 19년여에 걸쳐 네 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연준 의장직을 유지했다. 모두 다섯 차례 연임이다.

따라서 적어도 한동안은 버냉키의 이름 하에 미국 연준을 만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그리고 그린스펀 시대 들어 더욱 뚜렷해진 현상이긴 하지만, 적어도 시장이나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연준=의장’이라는 식의 인식이 고착된 실정이다. 실제로 연준 의장 자리 자체가 대외적으로 연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책임을 지니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시장을 중심으로 신임 의장 버냉키의 의중이나 전략, 그리고 향후 행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일고 있는 것도 새삼스런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는 비단 미국만이 아니라 글로벌 전반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미국 연준이 차지하는 글로벌 위상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먼저 버냉키는 지난 2005년 10월 부시로부터 지명을 받은 직후 기자회견은 물론, 이어 11월 미국 상원에서의 인준 청문회, 또 올해 2006년 2월 그의 첫 반기별 의회 통화정책 보고 및 증언에서, 무엇보다 그린스펀 시대와의 연속성을 강조해 주목을 끌었다. 즉, “살아있는 전설”로 90년대 미국 경제의 장기 호황을 주도하고, 나아가 각종 대내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마에스트로’ 그린스펀의 공백에 따른 대내외 불안감을 의식한 처사다.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그린스펀의 유산이 그에게도 계승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후 버냉키는 취임을 전후해 자신에게 꼬리표로 따라붙던 이른바 “헬리콥터 벤”이라는 의혹을 씻어내며 신임 의장으로서 자신의 입지와 전략을 차근차근 조율해 나가고 있다. 물론 지난 봄에는 이른바 ‘바티로모 파문’으로 알려진,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인해 곤혹을 치뤘고, 직후 5~6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상당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일단 취임 1주년을 넘긴 지금으로서는 일련의 신뢰도 시험을 별 탈 없이 통과한 모습이다. 그리고 점차 ‘그린스펀의 그늘’에서 벗어나 연준 내에도 자신의 자취를 깊숙이 새기고 있다. 물론 아직 그에 대한 시험이 완전히 막을 내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제는 ‘버냉키의 연준’이라는 이름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실정이다.

‘헬리콥터 벤’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준 의장 버냉키’ 카드 자체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차기 연준 의장을 두고 한참 하마평이 무성하던 지난 2005년 중후반 이미 그는 월가에서 가장 선호되는 인물이었다. 또 상대적으로 취약하던 그의 정치적 커리어도 2005년 초 연준 이사직을 떠나 CEA 의장직을 맡으면서 어느 정도 메워진 것으로 평가됐다. 사실 일각에서는 내심 차기 의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부시 측이 버냉키의 이런 정치적 이력을 보완하기 위해 CEA 의장으로 끌어들였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좌우간 당시 마이어스 해리스 백악관 법률 고문을 대법관으로 지명하는 등 각종 정실주의 인사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던 부시로서는 안전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학문적으로야 그는 나무랄 데 없는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가령, 통화주의 경제학의 대가 故 밀튼 프리드만 같은 인물도 (새케인즈주의자인) 그를 “경제학적으로 올바른 견해를 지닌 인물”이라며 추켜세운 바 있다. 그리고 버냉키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시피, 그린스펀 시대와의 연속성을 담보할 인물로서도 크게 손색없는 인물이다. 물론 이 점에서는 그린스펀의 ‘적자’로 평가되는 도널드 콘 이사가 있었지만, 그의 커리어가 너무 짧다는 점이 문제였다. 사실 콘은 연준 스탭으로 오랜 기간 근무하다 그린스펀의 추천으로 지난 2002년에야 이사로 올라섰다. 대신 버냉키가 취임 후 그를 연준 이사회 부의장으로 천거했고, 또 자신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논의할 연준 내 소위원회 책임자로 앉히기도 했다.

‘모호한 수사법’으로 악명높은(?) 그린스펀에 비해 직설적이고 투명한 어법을 구사하고 있는 그의 태도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많은 논자들은 그를 “복잡한 개념을 실물 경제에 결합시킬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하는데, 실제로 자신에게 ‘헬리콥터 벤’이라는 오명을 안겨 준 2002년의 강연에서 그는 정작 뛰어난 학문적 배경과 신중한 ‘현황 분석’(current analysis)을 결합시켜, 이해가능하고 평이한 언어로 반디플레이션 대책의 필요성을 역설해 격찬을 받은 바 있다. 게다가 통화정책 외의 문제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는 그의 태도도 전임자 그린스펀의 ‘과도한 처세’와 비교해 호평을 듣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실물 경제나 금융시장의 살아있는 현실에 대한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은 그의 최대 맹점으로 지목된다. 특히 지난 해 봄 이른바 ‘바티로모 파문’ 등에 휘말리면서 (정작 그의 지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상당한 홍역을 치루는 등 서투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아가 “자조적인 위트”로 “친절한 버냉키”라는 평을 듣는 그가 오히려 “다 까발리기”식의 태도로, 경제 분석이나 전망 모색에서의 불확실성을 여과없이 노출시켜 시장 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5~6월 글로벌 금융 불안은 그의 이런 커뮤니케이션 혼란과 결부된 것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그리고 아직 그 상흔은 채 해소되지 못한 채 시장의 “미온적인 존경심”에 잠복돼 있는 모습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의 리더쉽에 대해서도 아직은 의구심이 큰 실정이다. 특히 오늘날 글로벌 차원의 위기에 맞선 그의 관리 능력, 즉 외교력과 정치력에 대해 불안한 시선이 걷히질 않고 있다. 물론 버냉키도 대공황의 교훈과 관련해 앞서 주목했던 세 가지 교훈 외에도, 이른바 “국제적 측면”에 관심을 환기시키며 당시 영국에서 미국으로 글로벌 경제 헤게모니가 넘어가면서도 정작 연준이 “국제적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 천착한 바 있다. 그러나 그의 주된 관심은 프리드만류의 “화폐적 해석”에 치우치면서,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연준 사상 최악의 의장으로 평가되는 아서 번즈에 이어 두 번째 학자 출신 의장인 버냉키의 대공황 교훈이 오늘날 얼마나 강건할지 의문이 이는 것도 이 대목이다.

[뉴스핌 장보형 객원이코노미스트]



※본 특집의 저자인 장보형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와 한신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0여년간 국내 정보컨설팅 업체인 와이즈 인포넷에서 '국제금융/경제 팀장'을 맡아 국제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 동향 점검 및 이슈 분석을 전담한 후, 현재는 '글로벌 마켓 이코노미스트'로서 프리랜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뉴스핌 객원 이코노미스트로 합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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