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940원대로 상승하며 석달 최고치를 기록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942.50으로 전날보다 2.00원 상승, 종가기준으로 지난 10월 30일 944.60원 이래 석달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원 선물 2월물도 942.10으로 1.80원 올랐다.
달러/원 환율은 전날종가와 같은 940.50원에 출발한 뒤 장중 달러/엔 조정과 함께 약세를 보이며 939.30까지 저점이 밀리기도 했다.
이후 940원선을 회복하며 약보합세를 보이다가 달러/엔 반등과 정유사 결제 및 역외 커버매수 등으로 매수쪽이 강화되며 상승전환, 장중 942.50까지 고점을 높이며 마쳤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월말 네고 매물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매수쪽 베팅력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FOMC 회의를 기다리는 가운데 미국 지표 호조 등 글로벌 달러 강세 기대가 시장 흐름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달러/엔이 121대 후반으로, 유로/엔이 157엔대 후반으로 반등하는 등 국제사회가 엔화 약세를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도 커버 매수를 불러오는 데 일조했다.
또한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를 사흘째 지속하고 매도규모도 다소 커지면서 정유사 결제와 더불어 수급도 받춰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 발표된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고 소비 등 내수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아 펀더멘탈 악화에 대한 염려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흐름에 편승하는 가운데 940원대 대한 안착 가능성을 키운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로서는 기술적으로 전고점인 943원과 944~946원대의 120일 및 200일선의 저항선이 일차 타겟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달러 강세가 미국의 경기호전이나 긴축 흐름을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주말까지 경제지표 발표에 따른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주요 저항선, 주요 매물대에 접근하고 상황에서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 가능성을 일부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다.
특히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시장격언에서 보듯이 달러/엔의 부분 조정과 더불어 대형 수출업체들의 큰 매물이 합세될 경우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따라서 시장 흐름에 맞서지 말되, 즉 상승 흐름을 주시하되 과도한 롱포지션 쌓기보다는 매수 뒤 부분 매도 또는 차익실현을 병행하는 저가 매수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시중은행 딜러는 "달러/엔이 더 밀리지 않자 매도요인을 찾기 힘들었다"며 "정유사 매수가 나오고 달러/엔도 반등하자 역외 커버 매수가 유입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달러 강세와 미국의 긴축 스탠스, 일본의 금리동결 지속 가능성 등이 달러 매수를 불러오는 듯하다"며 "일단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940원 지지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940원이 지지됐고 달러/엔도 밀리지 않고 있다"며 "시장의 흐름상 상승 여지를 봐야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달러/원이 올랐지만 전고점인 943원을 아직 잡지는 못했다"며 "글로벌 달러를 봐야겠지만 상승 흐름을 인정하더라도 940원대로 올라갈수록 대기매물이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주가의 반등과 프로그램 매수 등으로 전날보다 7.62포인트 오른 1,370.72로 마쳤다.
그렇지만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사흘째 순매도하는 등 수급상 안정감을 갖지는 못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085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44억원을 순매도했다.
대우증권의 조재훈 투자전략부장은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사흘째 순매도를 지속했다"며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끝나기 전까지는 외국인 매도에 따른 눈치보기 상황이 여전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