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1,020원대로 급락하며 석달 최저치를 기록했다.달러/원 환율은 지난 사흘간 소폭 하락하면서도 좁은 거래폭에 묶였으나 결국 시장 에너지가 아래쪽으로 가세되며 급락했다.특히 지난 8월 상순 이래 유지됐던 120일선의 강한 지지선이 무너지자 시장의 매도압력이 가중됐던 터라 이렇다할 반등세를 찾기 힘들었다.외환당국이 전날 달러 매수 개입을 단행하면서 환율 급락을 일단 저지한 뒤여서 시장에 일부 지지 기대감이 있긴 했으나 실망감으로 되돌아 왔다.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26.00으로 전날보다 7.70원 급락, 종가기준으로 지난 9월 15일 1,024.70원 이래 3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선물 12월물도 1,025.80으로 7.70원 하락했다.달러/원 환율이 하루 7.70원 급락한 것은 지난 11월 23일 이래 처음이다.달러/원 환율은 이날 1,031.00에 약세 출발했으나 1,030원 초반의 지지 기대감 속에서 1,032.40까지 반등했다.그러나 수출업체 매물이 출회되자 은행간 거래자들이 황급히 매수를 거두며 차익매물을 던지며 1,031.00대로 낮아졌다.이후 1,031원대에서는 업체 매물이 쌓였으나 저가 매수세가 받춰졌으나 정오를 경과하면서 매물 청산이 급증하고 롱스탑이 빚어지며 1,028원대까지 급락했다.일부 당국의 개입성 매수세가 보이는 듯하자 1,030원대로 반등을 시도했으나 매물에 여의치 못하자 다시 1,027원대, 그리고 장막판에는 1,026원대로 급락하며 낙폭을 키웠다.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41억2,250만달러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14일 기준환율은 1,029.50으로 대폭 낮아지게 됐다.이날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외환당국의 개입이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달러/원 환율의 급락이 국제 시장의 동향과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올해 국제금융시장의 핵심 테마가 미국의 금리인상 지속이었고, 현재 가장 큰 논란을 빚고 있는 문제가 바로 미국의 금리인상 지속 여부이다.그런데 최근 미국이나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중단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등장하면서 시장의 흐름이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금리인상을 중단할 경우 그동안 미국 달러 자산에 경도됐던 자원배분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당국의 개입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물론 달러/엔 환율이 하락하면서 그동안 걱정거리였던 100엔/원 환율이 860선에 접근하는 상승세를 보인 것이 다소 낙관론을 제공하긴 했으나 부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달러/엔 환율은 올해초 100엔 초반에서 현재 120엔 안팎으로 20% 가까이 급등한 상태다. 유로/달러는 연초 1.35선에서 1.16선까지 급락세가 이어졌다.특히 달러/엔 환율은 지난 9월 이후부터는 20일 이평선이 매우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속된다는 전제가 성립되고 있어 위험성은 적게 지적됐다.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이 12월에는 올릴 수 있으나 내년 1월 이후부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우려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달러 자산에 대한 과매수 포지션들이 초조감을 보이고 있다.이런 점에서 전날 뉴욕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장중 121선까지 갔다가 119.60선대로 급락했고, 유로/달러는 1.17선에서 1.19선대로 급반등하며 시장에 충격을 던져줬다.유로/달러는 지난 11월 초 이래 최고치 수준인 1.19선대로 반등폭을 키웠으며, 유로/엔의 경우는 143엔대로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글로벌 달러가 미국 금리인상 지속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급조정을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연말인 12월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투기 거래가 위축되고 수출입업체의 수급 위주의 거래가 형성되면서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더욱이 달러/엔이 121선을 고점으로 향후 하락쪽으로 기울어질 우려감이 있다는 점에서 일단 시장의 긴장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무엇보다 13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지, 향후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 성명서 문구에 수정 사항이 생겨날 지가 가장 큰 변수이다.국제금융시장이 긴장상태에 들어섰기 때문에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경우 글로벌 달러가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만약 시장의 걱정대로 금리인상 기조에 일정한 변화를 준다면 일단 매물 처분이 다시 급증하면서 하락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달러/원 환율은 일단 120일 지지선이 붕괴된 데다 1,030원도 급하향한 탓에 향후 타겟은 240일 이평선이 있는 1,024대, 또는 200일선이 있는 1,023원대로 낮출 수밖에 없는 상태다.물론 이날 낙폭이 컸다는 점과 더불어 미국의 통화정책이 유지될 경우 달러/엔과 더불어 반등 탄력이 다소 강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여기에 외환당국 역시 미국 정책 기조가 변화하지 않을 경우 다시 개입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율 수준과 더불어 시장을 냉정하게 읽어야 하는 상황이다.그러나 미국의 통화정책에 일정 변경이 생기면서 달러/엔의 조정이 커질 경우 연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의 매도심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최근까지 은행, 기업, 당국 등을 아우르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연말까지 1,030원 지지였으나 이런 신뢰감이 무너진 상황이 조속히 복원되지 못할 경우 연말은 다시 추운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일단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오늘 거래만으로 보면 달러/원은 1,028원을 중심으로 1,023.70~1,030.30원에서 잡히고, 좀더 넓게는 1,021.50~1,035.00원으로 예상된다.오늘 무너진 1,030원을 빠르게 회복하지 못할 경우 연말로 가면 갈수록 업체 매물이 견고해질 것이므로 1,030원이 비교적 강한 저항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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