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사흘째 하락하며 석달만에 종가가 1,150원 이하로 떨어졌다.달러가 약세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당국의 환율하락 억제 의지가 강하다는 인식 속에 은행권의 롱 플레이가 초반 장세를 주도하는가 싶더니 달러/엔이 한 때 107엔 대로 밀리는 약세를 나타내자 1,150원이 밀린 채 주간 거래가 마감됐다.막판에 1,149원 대에서 1,150.10원까지 자율적인 반등시도가 나타났으나 레벨 사수를 위한 개입이 뒷받침되지 않자 실망매물 및 포지션 처분 물량이 나오면서 저점부근까지 종가가 내려갔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정부가 의지를 표명하면서 은행권 롱플레이가 유지됐으나 달러/엔 급락 가능성에 따라 아래쪽에 대한 위험이 커졌다"며 "수급상 무겁고 달러/엔도 약세 조짐을 보일 수 있어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9일 서울외환시장의 달러/원 현물환율은 전일대비 0.70원 하락한 1,149.30원을 기록했다. 달러/원 선물 7월물도 0.70원원 내린 1,149.9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이날 종가 1,149.30원은 지난 4월13일 기록한 저점 1,141.10원 이후 근 3개월만에 최저치로 기록된다. 연중 저점은 4월8일에 기록한 종가 1,140.40원.지난 주말 종가대비로 한 주간 달러/원 현물환율은 5.80원 하락했다.뉴욕외환시장의 달러/엔이 전반적인 달러 약세 재료 속에서도 소폭 반등한 데다 전날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발행 한도 증액 안건이 재경소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 진 후 개입경계감을 배경으로 장 초반 달러/원은 강세로 출발했다.레벨 경계감과 함께 1.50원 오른 1,151.50원으로 거래를 개시한 환율은 롱 플레이가 가세하며 순간적으로 1,152.2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고점에서는 다시 차익매물이 나오는 전형적인 흐름이 등장했고, 하반기 달러 약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달러/엔이 장중 반락흐름 속에 한 때 108엔이 무너지는 등 국내 환율은 꾸준히 1,149원 선까지 하락했다.후반 들어 1,150원으로 끌어올리려는 롱 플레이가 유입됐으나 기대했던 개입물량의 뒷받침이 없자 실망매물로 전환되면서 1,149.30원으로 저점 부근에서 거래가 종료됐다.달러/원 현물환율 장중 고점은 초반 기록한 1,152.20원 저점은 1,149.20원으로 하루 변동 폭은 3.00원에 머물렀다.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에서 21억4,2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 9억8,600만달러 등 모두 31억2,850만달러로 주말거래의 특징대로 한산한 편이었다. 내주 초(12일) 기준환율은 1,150.70원에 고시된다.국내증시는 외국인 선물매수 및 기관 프로그램 대량 순매수를 배경으로 자율 반등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래소 현물시장에서 1,110억원, 코스닥시장 140억원 각각 순매도하는등 사흘째 순매도를 지속했다.◆ 달러/엔 한 때 108엔 하회 움직임, “고이즈미 실각하지 않을 것”주말 도쿄외환시장에서는 美 달러화 약세가 지속됐다. 특히 108엔 선의 반등시도를 나타내던 달러/엔은 108엔이 한 때 무너지는 흐름을 나타내 주목을 끌었다.시장 참가자들은 참의원 선거 결과 고이즈미가 실각할 수 있다는 기존의 우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일부 엔 숏 포지션 청산에 따른 엔 매수가 나타났다.이날 아사히 신문은 주중 실시한 유권자 서베이 결과 자민당의 지지율이 20%에서 24%로 올라갔고 민주당 지지율은 25%로 3%가 올라 박빙의 승부가 지속되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29%의 유권자들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결과는 연금개혁이나 이라크 파병 등의 민감한 정책을 강행한 결과가 참의원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선거 패배의 경우 고이즈미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된다고 주장하는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 것으로 평가된다.자민당은 전체 121석 중에서 비례대표 48석을 제외한 73석 중에서 51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45석 이상만 확보하면 고이즈미가 사임할 위험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렇게 우려가 해소된 덕분에 닛케이225주가는 닷새 연속 하락 이후 1만1,400엔 위로 1% 이상 급반등했고, 이 영향으로 달러/엔도 108엔 공방을 펼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이를 보면서 전문가들은 이번 주 엔 약세를 이끌어 냈던 참의원 선거라는 재료가 급격하게 소진된 하루였다고 평가했다.한편 뉴욕시장에서 135엔까지 올랐던 유로/엔은 이 선을 돌파하는데 실패하자 134.10엔까지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나타냈다.또 유로/달러도 1.2420달러 위까지 올라 4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저항이 강한 구간에 진입한 만큼 추가 상승이 억제됐다.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볼 때 G3 통화 중에서 美 달러화가 가장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뉴스핌 Newspim 취재본부]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