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버크셔해서웨이는 14일 벤딩 스푼스에 3억3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 벤딩 스푼스 주가는 41.20% 올라 상장 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 버크셔의 총투자액은 9억3000만달러로 기술기업 투자 확대를 보여줬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비공개였던 IPO 투자 6억달러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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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사를 둔 기술 복합기업 벤딩 스푼스(종목코드: BSP)의 주가가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폭등했다. 버크셔 해서웨이(BRK.B)가 이 회사에 3억3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해 지분율을 4%로 끌어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벤딩 스푼스 주가는 이날 장 초반 58.56달러까지 치솟아 전일 종가(37.86달러) 대비 한때 54.68% 급등했다.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고 41.20% 오른 53.46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 7월 1일 나스닥 상장 이후 하루 최대 상승률을 갈아치웠다. 기술적으로도 주가가 5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올라서며 단기 주도권이 매수세로 넘어갔다는 신호를 보냈다.
시장이 이처럼 뜨겁게 반응한 것은 워런 버핏이 일군 버크셔가 이 회사에 사실상 두 번째 신임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월가는 이번 투자를 벤딩 스푼스의 성장 전략에 대한 '보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숨겨졌던 IPO 투자까지…버크셔의 총 베팅액 9억3000만 달러
벤딩 스푼스가 발표한 성명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회사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사모 발행을 통해 버크셔에 보통주 1000만 주를 주당 33달러에 넘긴다. 공모 비용 차감 전 기준 조달액은 약 3억3000만 달러이며, 거래는 통상적인 종결 요건 충족을 전제로 한다. 해당 주식은 증권법상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아 버크셔는 등록이 끝날 때까지 이를 되팔 수 없다.
더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이번 발표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버크셔의 IPO 참여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버크셔는 지난 7월 벤딩 스푼스 상장 당시 이미 6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추가 매입분을 합치면 총투자액은 9억3000만 달러, 보유 주식은 약 3100만 주로 추산된다. 배런스는 14일 주가 급등으로 버크셔가 약 6억 달러의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벤딩 스푼스는 규제 당국에 낸 서류에서 이번 자금을 신규 인수와 일반 운영 목적에 쓰겠다고 밝혔다. 공동창업자이자 기업인수 총괄인 프란체스코 파타르넬로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는 우리 팀과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재무적 유연성과 매력적인 인수 기회를 추구할 역량을 한층 강화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수 후보군이 여전히 탄탄하다고 덧붙였다. 차입이 아닌 지분 투자인 만큼 추가 이자 부담 없이 실탄을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 휘어지는 숟가락처럼…'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는 회사
벤딩 스푼스는 2013년 루카 페라리, 프란체스코 파타르넬로, 마테오 다니엘리가 공동 창업했다. 창업 당시 자본금은 4만 달러, 직원은 5명에 불과했다. 회사 이름은 착시를 이용해 금속 숟가락이 실제로 휘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마술에서 따왔다. 회사는 증권신고서에서 이 이름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는 대담함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사업 구조는 이름만큼 독특하지만 원리는 단순하다.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성장이 정체된 디지털 기업을 인수한 뒤,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여기서 나온 이익을 다시 다음 인수에 투입한다. 회사는 이런 복리 성장의 선순환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으로 인재와 독자 기술, 독자 데이터로 구성된 플랫폼을 꼽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인수 기업의 제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에는 크리에이터·기업용 동영상 플랫폼 비메오와 브라이트코브, 생산성 앱 에버노트, AI 사진 보정·생성 앱 리미니, 파일 공유 서비스 위트랜스퍼, 티켓 플랫폼 이벤트브라이트, 라이브 스트리밍 도구 스트림야드,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 밋업, 데이터베이스 협업 도구 에어테이블, 코무트 등이 포진해 있다.
가장 상징적인 자산은 AOL이다. 벤딩 스푼스는 올해 1월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로부터 AOL을 15억 달러에 인수했다. 1992년 '아메리카 온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상장해 다이얼업 모뎀 시대를 이끈 AOL은 2001년 타임워너 인수로 역대 최악의 합병 사례라는 오명을 쓴 뒤, 2009년 분사, 2015년 버라이즌 피인수, 2021년 아폴로 매각을 거치며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벤딩 스푼스는 "기성 기업을 다시 스타트업 모드로 되돌리겠다"며 AOL 부활을 공언했다. 루카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는 "약 3000만 명의 충성도 높은 사용자 기반이 있지만 오랫동안 소홀히 다뤄져 왔다"며 이메일 플랫폼과 콘텐츠 품질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 버크셔는 왜 '테크판 버크셔'에 끌렸나
시장 일각에서 벤딩 스푼스를 '기술 분야의 버크셔 해서웨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버크셔가 보험사·철도·유틸리티를 사들인다면, 벤딩 스푼스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디지털 미디어, 구독형 사업을 사들인다. 대상은 다르지만 인지도 높은 브랜드, 확고한 고객층, 반복 매출, 수익성 개선의 여지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무엇보다 '사서 오래 보유한다'는 철학이 닮았다. 되팔 목적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전통적 사모펀드와 달리 벤딩 스푼스는 지금까지 주요 사업을 한 번도 매각한 적이 없다. 버크셔 입장에서는 특정 소프트웨어가 차세대 히트작이 되리라는 데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배분에 특화된 경영진에 투자하는 셈이다. 자본 배분, 즉 장기적으로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곳에 회사 자금을 투입하는 능력은 버크셔의 성과를 규정해온 핵심 역량이기도 하다.
페라리 CEO도 이 같은 동질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수십 년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존경받는 자본 배분자 중 하나였으며, 벤딩 스푼스에 오랫동안 영감을 준 존재"라며 "이번 신규 투자로 파트너십을 강화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 가치투자 원칙 깬 이례적 선택…달라진 버크셔
그럼에도 이번 투자는 전형적인 버크셔식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 버크셔의 투자는 대부분 벤저민 그레이엄의 제자였던 버핏의 가치투자 철학을 따른다. 최대 보유 종목인 애플(AAPL)조차 버크셔가 사들이던 2016~2018년에는 이익의 15배 미만에 거래되던 가치주였다. 장부가치를 밑도는 주택건설업체 레나(LEN)에 대한 20억 달러 투자나, 2020년 이익의 10배 미만·장부가 이하에 매입한 일본 5대 종합상사가 버크셔다운 투자의 대표 사례다.
반면 벤딩 스푼스는 결코 싸지 않다. 기업가치(EV) 기준으로 예상 매출의 10배 가까운 수준, 2027년 예상 이익의 약 30배에 거래된다. 시가총액은 약 340억 달러, IPO 당시 부채는 약 40억 달러였다.
이는 버크셔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레그 에이블 CEO 체제에서 기술 업종은 버크셔의 최대 보유 섹터가 됐다. 8월 증권 신고서 기준 기술주 비중은 포트폴리오의 약 33.2%(약 1196억 달러)로, 금융 업종(27.3%)을 앞질렀다. 버크셔는 지난 1년간 알파벳(GOOG) 주식을 1억 주 넘게 사들였는데, 여기에는 지난 6월 주당 350달러 미만에 매입한 100억 달러어치도 포함된다.
다만 벤딩 스푼스 매입을 누가 결정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에이블 CEO가 35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총괄하고 투자 매니저 테드 웨슐러가 이 중 약 6%를 운용하는 가운데, 알파벳 매입에서 보듯 버핏도 여전히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350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쌓아둔 버크셔가 시장 조정기를 맞아 저평가 종목을 적극 사들이길 기대해온 일부 주주들에게 벤딩 스푼스는 예상 밖의 선택이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