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기호 의원이 7일 국감에서 1973년 백골부대 포격 사건을 설명했다
- 군이 5일 북한 지뢰지대를 폭파하고 9일 현무-5를 공개했다
- DMZ 대응을 위해 한·유엔사 기준선을 통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한기호 의원 "작전은 숨기고 응징은 단호히"
53년 전 백골부대 포성, 지금 군엔 없다
지뢰지대 폭파·현무-5 공개가 '상응한 조치'?
"카드 없는 군의 무력시위"… 유엔사와 線부터 맞춰라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1973년 3월 7일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표지판 보수 작업을 마치고 철수하던 육군 3사단(백골부대) 장병들의 등 뒤로 북한군 559GP의 총탄이 쏟아졌다.
유엔군사령부 승인을 받고 북측에도 미리 알린 작업이었다. 대위와 하사가 총탄에 맞았다. 경고방송에도 사격은 멎지 않았다.
박정인 3사단장(준장)은 관측기를 띄웠다. 관측기가 불러준 좌표로 사단 105㎜·155㎜ 곡사포가 불을 뿜었다. 표적은 559GP와 그 뒤 보병 배치선이었다. 북한군은 대응 포격 한 발 못 하고 달아났다. 6·25전쟁 이후 우리 군이 북한을 향해 야포를 쏜 첫 사례다. 훗날 탈북자의 진술에 의하면, 북한군 30명 안팎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박 사단장은 상부 허가 없이 포를 쐈다는 이유로 한 달 뒤인 4월 3일 해임됐다.
53년 전 이 장면을 국정감사장으로 불러낸 이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다. 한 의원은 7일 국방부 국감에서 당시 정황을 강신철 국방장관에게 설명했다.

북한이 백골부대 GP와 460m 거리에 559GP를 새로 세우면서 MDL 표지판을 없앴고, 유병현 5군단장이 재설치를 지시했다. 박 사단장은 "북한의 노림수에 걸린다"며 반대했지만 작전은 강행됐다. 기습은 바로 그 귀로(歸路)에서 벌어졌다. 한 의원에 따르면, 피격된 대위와 하사는 구조 조치가 늦어져 끝내 숨졌다.
한 의원이 강신철 국방부 장관에게 건넨 주문은 두 가지였다. '작전을 미리 노출하지 말 것', 그리고 '북한군이 대비할 수 없도록 단호하게 응징할 것'. 표지판 하나를 다시 세우는 일이 두 장병의 죽음과 포격전으로 번진 것이 1973년이다. 지금 군은 MDL 남쪽의 북한 지뢰지대를 걷어내겠다고 한다. 북한은 그 땅을 '자기 영토'라 부른다.
◆지뢰지대 폭파·현무-5 공개… '상응한 조치'의 실체 =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25사단 DMZ에서 북한군 수지(樹脂) 반보병지뢰가 터져 장병들이 다쳤다. 강 장관은 국회에서 "상응한 조치"를 공언했다. 2주 뒤 나온 것은 5일 MDL 이남 10여m 지점의 지뢰지대 폭파 제거였다. 장관은 "DMZ 역사상 처음 있는 단호한 대응"이라고 했다. 북한군이 MDL을 넘어와 지뢰를 묻은 것 자체가 역사상 처음이라는 점은 말하지 않았다.
9일에는 비닉(秘匿) 사업으로 묶어 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장면과 현무-5 실물이 전격 공개됐다. 현무-5는 2016년 북한의 잇단 핵실험 이후 공식화된 대량응징보복(KMPR) 개념의 핵심 전력이다. 2018년 첫 공개가 추진됐다가 미뤄졌다. 8년을 숨겨 온 카드를 지뢰 도발 18일 만에 꺼낸 것이다.

문제는 대응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점이다. 현무-5는 북한 지도부와 지하 시설을 겨누는 전략 억제 수단이다. MDL을 넘어온 북한군 작업조를 물러서게 하는 수단이 아니다. 한 예비역 육군 중장은 "DMZ에서 10m를 뚫린 군이 수천㎞짜리 미사일을 보여주며 박수를 쳤다"며 "북한은 '한국군은 DMZ에선 쏘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험장에서 강건작 국가안보실 1차장이 손뼉을 치던데, 그가 말해 온 '강군의 조건(책이름)'이 이것이냐"고 되물었다.
우리 군이 손에 쥔 카드는 많지 않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때 북한의 '유감'을 끌어낸 대북 확성기는 지난해 8월 철거됐다.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제안한 군사회담에 북한은 답하지 않았다. 합참이 요구한 '매설 지뢰 자진 제거'에 북한이 응할 리도 없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은 적이 없다"며 '자작극'이라고 받아쳤다. 북한은 한국군이 자기 영토를 1㎜라도 침범하면 즉각 대응하겠다고 했다.

◆유엔사와 선부터 맞춰라…기준선 셋으로는 못 쏜다 = 우리 군이 유엔사와 함께 지뢰 제거를 이어가면 북한은 이를 '영토 침범'으로 규정할 것이다. 북측이 먼저 쏘면 우리 군은 자위권을 행사해야 한다. 교전은 시간문제다. 그 순간 현장 지휘관이 기댈 기준은 '선'이다.
그 선이 지금 셋이다. 우리 군은 2004년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과 원본 지도를 실제 지형에 맞춘 도상 MDL을 2011년부터 쓴다. 유엔사는 2014~2015년 측정값을 토대로 한 기준선을 2016년부터 쓴다. 두 선의 불일치 비율은 60% 안팎이다.
북한은 구소련 측지계와 남은 표지판을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좌표를 넣어도 수십~수백m가 어긋난다. 정전 직후 1292개였던 표지판은 250개만 남았다. 군 관계자는 "지도에 펜으로 그은 선의 굵기가 현장에선 100m"라고 했다.
합참은 지난해 9월 두 기준이 다르면 '더 남쪽 선'으로 대응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대응선이 남쪽으로 물러난 사이 북한 지뢰는 MDL 남쪽에 묻혔다. 합참은 올해 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유엔사와 일치화를 협의 중이지만 결론은 없다. 북한은 6일 외무성 성명에서 "군사주권 문제를 적수국과 논의하지 않겠다"고 문을 닫았다. 남은 길은 한·유엔사가 먼저 선을 하나로 확정하는 것뿐이다.

정전 시 교전규칙 개정 권한도 유엔사에 있다. 한 예비역 장성은 "유엔사와 선을 맞추는 일을 시한 있는 과제로 못 박고, 지뢰 매설 같은 침범에 대한 대응 단계를 정전교전규칙에 명시해야 한다"며 "선이 하나여야 현장 지휘관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고 했다.
1973년 박정인 사단장에게는 지켜야 할 표지판이 있었고, 그 표지판을 세우다 두 장병이 숨졌다. 2026년 우리 군에는 그 표지판조차 없다. 선을 다시 긋지 못하는 군은 응징할 수도 없는 딱한 처지가 됐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