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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으로 잇는 신뢰] ② 귀표는 사라져도 기록은 남는다...도축·가공 현장 따라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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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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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우 이력관리 현장을 지난달 2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점검했다.
  • 출생 신고와 귀표 부착으로 12자리 개체식별번호가 시작됐다.
  • 도축·가공·포장 뒤에도 이력번호와 DNA 검증으로 신뢰를 지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출생 신고·귀표 부착부터 이력관리 시작
도축 전 귀표·신청서·전산정보 대조
경매·가공 거쳐 '부분육' 포장까지 연결
'AI 신고' 도입 추진...DNA 검사로 표시정보 검증
 

소 한 마리가 농장을 떠나 식탁에 오르기까지 고기는 여러 부위로 나뉘고 포장이 달라진다. 소비자가 마주하는 것은 라벨 속 12자리 이력번호 하나지만, 그 뒤에는 사육·도축·가공·판매 정보를 끊김 없이 잇는 작업이 있다. 현장에서 발생한 작은 입력 오류나 확인 누락은 이력정보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 <뉴스핌>은 축산물 이력정보가 생산 현장에서 소비자의 식탁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 제도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관리 과정과 남은 과제를 3편에 걸쳐 짚어본다.

[이력으로 잇는 신뢰] 기획시리즈 3부작
① 고기는 나뉘어도 이력은 이어진다…12자리 번호에 담긴 '축산물이력제'
② 귀표는 사라져도 기록은 남는다…도축·가공 현장 따라가 보니
③ 쌓인 기록이 시장의 신뢰가 된다…데이터·AI로 넓히는 이력관리

[세종=뉴스핌] 오종원 기자 = 농장주가 손수레에 실어온 건초를 축사 칸마다 나눠주자 소들이 철제 울타리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소들이 먹이를 씹거나 고개를 돌릴 때마다 귀에 달린 노란 '귀표'도 따라 흔들렸다. 지난달 27일 충남 홍성의 한우 축사에서 마주한 풍경이다.

평범한 축사의 일상에서 유독 눈에 들어온 것은 소들의 귀에 달린 노란 귀표였다.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귀표에는 소마다 다른 12자리 개체식별번호가 적혀 있었다. 겉으로는 소를 구분하기 위한 작은 표식에 불과해 보이지만, 이 번호는 한우의 출생과 이동, 사육 과정을 소비자의 식탁까지 잇는 기록의 출발점이다.

[세종=뉴스핌] 오종원 기자 = 지난달 27일 충남 홍성의 한우 사육농가에서 개체식별번호가 적힌 귀표를 부착한 소가 사육되고 있다. 2026.09.26 jongwon3454@newspim.com

이어 방문한 홍성축산물공판장에서는 도축이 끝난 도체(가죽과 내장 등을 제거한 몸체)들이 천장 레일을 따라 줄지어 이동했다. 살아 있는 소의 귀에 달렸던 귀표는 사라졌지만 도체에 붙은 라벨에는 이력번호와 도축일자, 도체번호, 도축장명이 남아 있었다. 농장에서 시작된 기록은 도축과 경매, 가공 과정을 거쳐 부분육 포장까지 계속 이어졌다.

소의 모습과 관리 주체는 농장과 도축장, 경매장, 가공업체를 거치며 계속 달라진다. 하지만 각 단계에서 입력된 정보는 하나의 이력으로 연결된다. 소비자가 소고기 포장지의 12자리 이력번호를 조회해 출생일과 사육지, 도축장, 등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출생 신고로 시작되는 이력

소의 이력관리는 출생 신고에서 시작된다. 개체식별번호가 부여되면 이 번호가 적힌 귀표를 소의 귀에 달고, 이후 농장 이동과 출하 정보가 더해지며 사육 이력이 쌓인다.

귀표에 적힌 개체식별번호는 소가 이동한 뒤에도 '이력'을 연결하는 기준이 된다. 농가는 소의 출생과 이동 등의 정보를 신고하고, 이 기록은 개체별로 축산물이력관리시스템에 쌓인다. 사육 장소와 소유자가 달라져도 어느 농장에서 태어나 어디로 이동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AI 일러스트=오종원 기자] 2026.10.01 jongwon3454@newspim.com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이력관리시스템을 운영하며 생산부터 도축·가공·판매까지 단계별 정보를 연결한다. 농가의 신고로 시작된 사육 기록에 도축과 등급판정 정보 등이 더해지면서 소비자가 고기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이력이 만들어진다.

농가 기록은 거래 판단 자료로도 쓰인다. 소 사육농가 관계자는 "중개인들은 50개월짜리인지 40개월짜리인지 확인한 뒤 자신들이 원하는 개월령의 소를 산다"고 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올해 하반기 소 사진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귀표의 유무 등을 인식해 편리하게 출생 또는 이동 신고를 돕는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서면·전화 신고를 보완해 반복 입력에 따른 농가 부담과 오기를 줄이려는 취지다.

◆ 도축장서 귀표·서류·전산 '3중 대조'

도축장에 들어온 소는 현물과 서류, 전산정보를 다시 맞춰보는 절차를 거친다. 정규식 축산물품질평가원 대전충남지원 부장은 "귀표 부착 여부와 개체식별번호, 도축검사신청서 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이력관리시스템 등록 여부까지 대조한다"며 "귀표가 없거나 훼손돼 식별이 어렵거나 이력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소는 원칙적으로 도축할 수 없고, 관할 검사관에게 신고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도축 뒤에는 도체를 관리하기 위한 도체번호가 별도로 부여된다. 정 부장은 "귀표의 개체식별번호가 도체번호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체식별번호는 소고기 이력번호로 계속 이어지고, 도체번호는 도축·등급판정 현장에서 도체를 구분하는 데 쓰인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천장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도체마다 등급 표시가 찍혔고, 라벨에는 이력번호와 도체번호 등이 함께 적혔다. 두 번호를 병행 관리해 도축 뒤에도 출발 개체를 확인하는 구조다.

[세종=뉴스핌] 오종원 기자 = 지난달 27일 충남 홍성축산물공판장에서 축산물품질평가사가 도체의 상태와 표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2026.09.26 jongwon3454@newspim.com

◆ 경매 전광판에서 부분육 포장까지 '이력번호' 연결

등급판정을 마친 도체는 경매장으로 향한다. 전광판에는 이력번호와 등급, 중량, 개월령이 표시되고, 중도매인들은 고기의 외관·육질과 함께 농가에서 이어진 개체정보를 보고 가격과 용도를 판단한다.

경매를 마친 도체는 가공업체에서 등심과 안심, 앞다리 등으로 나뉜다. 작업자들은 도체에 부착된 번호를 확인한 뒤 부위별로 손질했고, 진공 포장된 부분육에는 이력번호와 바코드 등이 적힌 라벨이 붙었다. 고기의 형태는 달라져도 출발 개체를 가리키는 번호는 포장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여러 개체의 고기를 한 포장에 담을 때는 이력번호를 모두 표시하거나 묶음번호를 쓸 수 있다. 묶음번호는 원칙적으로 20마리 이하, 갈비·세절육·분쇄육 등 혼합 포장은 50마리 이하로 구성하며, 어떤 이력번호가 포함됐는지 구성내역을 남겨야 한다.

업체가 입출고 내역을 전자적으로 기록해 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유통 경로를 신속히 추적할 수 있다. 이력정보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정보이자 업체의 제품관리와 거래 신뢰를 높이는 경영 도구인 셈이다.

[세종=뉴스핌] 오종원 기자 = 충남 홍성축산물공판장 경매장에서 중도매인들이 전광판에 표시된 이력번호와 등급·중량·월령 등을 확인하며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2026.09.26 jongwon3454@newspim.com

◆ DNA 동일성 검사로 '번호=고기' 최종 일치여부 검증

마지막 관문은 표시된 번호와 실제 고기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도축단계에서는 축산물품질평가사가 도축된 모든 소에 대해 DNA 보관용 시료를 채취한다. 채취된 보관용 시료는 보관용시료카드에 넣어 개체마다 개체번호, 도축일자, 도축장명, 소의 종류 등이 표시된 라벨지를 부착해 축산물품질평가원 본원으로 보낸다.

이후 유통 현장에서 검사 대상 소고기를 수거하면 표시된 이력번호에 해당하는 보관용 시료와 유전자 분석 결과를 대조한다. 두 시료가 같은 개체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 포장지의 이력정보와 실제 고기의 연결이 다시 한번 검증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생산·도축·가공·판매 단계에서 신고된 정보를 이력관리시스템으로 연결하고,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점검이 필요한 업소를 선별한다. 현장 점검과 DNA 동일성 검사는 표시된 이력정보와 실제 고기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검증 장치로 활용된다.

한 마리의 소는 도축 뒤 도체가 되고 이후 여러 부위로 나뉘며 포장도 달라진다. 그 과정에서도 농가의 출생 신고와 귀표 부착, 도축장의 대조, 가공업체의 포장 기록이 차례로 이어진다. 소비자가 고기 한 팩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처럼 현장의 기록과 전산 관리, 검증 절차가 단계마다 작동하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세종 본원에서 DNA 동일성 검사 시료를 보관·관리하는 모습(왼쪽)과 검사 대상 소고기 시료를 분석 분석하는 모습. [사진=축산물품질평가원] 2026.10.02 jongwon3454@newspim.com2026.10.02 jongwon3454@newspim.com

jongwon3454@newspim.com

※ 이 기사는 축산물품질평가원과 뉴스핌의 공동기획으로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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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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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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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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