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그레일은 22일 FDA 자문위 공개 앞두고 34% 급등했다.
- 갤러리 검사는 채혈 한 번으로 다중암을 조기 탐지했다.
- FDA 승인 여부와 보험 적용이 향후 변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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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일 ① FDA 자문위 앞두고 브리핑 문서 공개에 34% 급등>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 갤러리 검사의 기술적 특징과 임상적 근거
2015년 9월 설립돼 미국 캘리포니아주 먼로파크에 본사를 둔 그레일(GRAL)은 2016년 일루미나에서 분사한 기업으로, 영국에 추가 연구·운영 거점을 두고 있다.
핵심 경쟁력은 갤러리 검사 자체에 있다. 이 검사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머신러닝 기술을 결합해 단 1회의 채혈만으로 암세포가 내보내는 DNA 메틸화 패턴, 즉 화학적 신호를 탐지한다. 신호가 감지되면 인공지능이 암 발생 부위를 예측해 의사가 후속 진단 검사를 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췌장암·난소암·식도암처럼 마땅한 정기 검진 수단이 없는 고위험 암종을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다.

10년간 개발이 이어진 갤러리의 효능은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돼 왔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함께 진행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50~77세 무증상 환자 약 14만 2000명을 추적했으며, 이 중 절반이 매년 갤러리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갤러리는 영국이 권고하는 대장암·유방암·폐암·자궁경부암 등 4대 정기 검진을 모두 합친 것보다 4배 많은 암을 발견했고, 치명률이 가장 높은 12개 암종의 1기·2기 진단 건수를 16% 늘렸다. 대조군 대비 3기암 진단은 25% 늘고 4기암 진단은 14% 줄었는데, 이 감소폭은 임상시험이 길어질수록 커져 검사가 암을 더 이른 단계에서 발견하고 있음을 뒷받침했다.
이는 생존율과 직결되는 결과다. 대장암을 4기에서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11%인 반면 3기에서 진단받으면 64%에 달한다. 방광암은 6% 대 32%, 난소암은 16% 대 32%, 위암은 5% 대 25%, 두경부암은 38% 대 55%로 다른 치명적 암종에서도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
북미 지역 50세 이상 환자 3만 6000명을 추적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갤러리는 미국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PSTF)가 권고하는 검진보다 6.5배 많은 암을 발견했고, 발견된 암의 절반 이상이 초기 단계였으며 73%는 정기 검진 자체가 없는 암종이었다. 다만 일부 환자는 위양성 판정으로 비용이 들고 침습적일 수 있는 후속 검사를 받게 되는데, 최초 양성 판정 중 위양성 비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후속 검사의 85%는 비침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는 현재 실험실 개발 검사(LDT)라는 별도 규제 경로 아래 의사 처방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가 관할한다. 다만 메디케어와 대다수 민간 보험사가 비용을 지원하지 않아 환자들은 대체로 검사 비용(약 799~950달러)을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미국 내 매출은 1억 3680만 달러를 기록했다.
◆ 갤러리 승인이 갖는 의미와 남은 절차
이번 승인이 최종 확정되면 갤러리는 미국에서 공식 허가를 받은 첫 다중암 조기진단(MCED) 혈액검사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이는 경쟁 제품인 애보트 래버러토리스의 '캔서가드(Cancerguard)'보다 한발 앞서는 결과다. 캔서가드 역시 임상검사실 개선 수정법(CLIA) 규정에 따라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FDA 승인은 받지 못했다. 공식 승인을 받으면 광범위한 유통망 확보와 임상 지침 마련은 물론, 현재 두 검사 모두 적용받지 못하는 정기 건강보험 보장으로 가는 길도 열린다.
FDA는 2018년 갤러리를 '혁신 의료기기(Breakthrough Device)'로 지정한 바 있다. 오는 23일 열리는 자문위 패널에서는 검사가 합리적으로 안전한지,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지, 제안된 용도에서 이익이 위험을 상회하는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자문위 권고안은 FDA에 대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긍정적인 결론이 나올 경우 최종 승인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그레일은 FDA가 2027년 상반기까지는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액체생검 및 조기 암 진단 시장에서는 가단트 헬스(GH), 이그젝트 사이언시스(EXAS), 나테라(NTRA) 등이 유사한 기술 개발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레일 경영진은 경쟁사들이 중재적 선별검사 근거가 아닌 사례-대조군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경쟁사의 위양성률이 자사보다 3~5배가량 높다고 주장해 왔다. 시장 선점 여부는 결국 FDA 승인 시점과 보험 급여 적용 범위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 실적으로 뒷받침된 상업적 모멘텀
지난 8월 초 발표된 2분기 실적은 규제 이슈와 별개로 그레일의 사업 성장세를 보여줬다. 2분기 매출은 447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고, 이 중 선별검사 매출은 4260만 달러로 24% 늘었다. 분기 중 갤러리 검사 건수는 6만 1000건을 넘어서며 35% 증가했으며, 상반기 기준으로는 갤러리 매출이 약 30% 늘어난 8000만 달러를 넘고 검사 건수는 42% 넘게 늘어난 11만 7000건을 기록했다.
비회계기준(Non-GAAP) 조정 매출총이익은 216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4%(540만 달러) 증가했다. 경영진은 거래량 증가에 따른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와 시료 재처리 비용 절감을 개선 요인으로 꼽았지만, 평균 판매가격 하락이 이를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레일은 여전히 큰 폭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순손실은 1억 102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고, 조정 EBITDA 손실은 9030만 달러로 오히려 15% 확대됐다.
재무 여력은 탄탄한 편이다. 그레일은 6월 마무리된 삼성의 1억 1000만 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에 힘입어 분기 말 기준 8억 616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했다. 삼성물산과의 협력을 통해 우선 한국에서 자가부담 시장을 대상으로 갤러리 검사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초기 단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FDA 승인까지 확보될 경우 일본과 싱가포르로 확장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영업 측면에서는 2분기 중 약 1000곳의 신규 처방 의료기관을 확보했고, 디지털 헬스 채널(파트너사 편션 등)의 거래량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다.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 아테나헬스와의 전자 처방 연동도 처방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연내 에픽과의 연동도 계획하고 있다. 프라이오리티 헬스와의 협력으로 미시간주 등에서 14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고용주 보장 범위도 넓혔다.
◆ 투자자가 지켜봐야 할 다음 이정표
이번 브리핑 문서가 밝힌 '안전성 문제없음'이라는 결론 하나만으로도 하루 만에 시가총액의 3분의 1가량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갤러리를 '조기 진단' 검사로 공식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판단은 여전히 23일 자문위 표결과 이후 FDA의 최종 결정에 달려 있다. 승인이 확정되더라도 보험 적용 범위와 상환 단가, 경쟁 구도, 단위 경제성 개선 속도가 실제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다음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월가 컨센서스가 여전히 '매수'와 신중한 목표주가 사이에서 엇갈리는 만큼, 투자자들은 23일 자문위 표결 결과와 그 이후 FDA의 최종 승인 여부, CMS의 보장 결정 추이를 순차적으로 확인해 갈 필요가 있다.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