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부용찬이 2026일 삼성화재로 돌아와 주장이 됐다.
- 그는 OK저축은행을 떠나 8년 만의 친정 복귀를 택했다.
- 틸리카이넨 감독에게 배우며 지도자 길도 준비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용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배구를 시작한 뒤 수없이 웃고 울었다. 어느덧 30대 후반이 됐지만 베테랑 리베로 부용찬에게 배구는 여전히 쉽게 놓을 수 없는 '애증의 존재'다.
부용찬은 2026-2027시즌을 앞두고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았다. 7년 동안 몸담았던 OK저축은행을 떠나 8년 만에 삼성화재로 돌아왔다. 새로운 팀에서는 주장 완장까지 찼다.

지난 시즌까지 부용찬은 OK저축은행의 베테랑이자 주장이었다. OK저축은행은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안산을 떠나 부산에 새 둥지를 틀었다. 부용찬은 선수단을 이끌며 새로운 연고지에서 맞는 첫 시즌을 함께했다. OK저축은행은 정규리그 17승 19패, 승점 50으로 6위에 머물러 봄배구 진출에는 실패했다.
성적에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부용찬 개인에게는 쉽게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부용찬은 "OK에 오래 있었는데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첫해였다"라며 "개인적으로 부산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게 제 선수 생활을 통틀어서도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부산에서의 동행은 한 시즌 만에 끝났다. 시즌 종료 후 부용찬은 트레이드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팀과 갑작스럽게 헤어져야 했다. 처음 떠오른 것은 함께했던 팬들과의 추억이었다.
동시에 새로운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부용찬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었다. 단순히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이적이 아니었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생각하고 있는 부용찬에게 새로운 배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부용찬은 "앞으로의 커리어에서는 큰 기회라고 생각했다. 가장 큰 것은 토미 감독님을 통해 배울 게 정말 많다는 생각이었다. 선수로서도 배우겠지만 나중에 저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배우러 간다는 생각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삼성화재는 낯선 팀도 아니었다. 부용찬은 2011-2012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삼성화재에서 뛰었다. 8년 만에 돌아온 친정의 체육관은 익숙했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라져 있었다.
과거의 삼성화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무거움'이었다. 부용찬은 "예전에는 되게 삭막했다. 체육관 분위기도 무거웠고, 가끔은 체육관에 나오는 게 두려울 정도로 강한 훈련을 했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정반대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훈련에서도 공을 다루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자신 있게 플레이하도록 유도한다. 부용찬은 달라진 모습을 보며 세대의 변화까지 실감하고 있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삼성화재만 달라진 것은 아니다. 부용찬 역시 달라졌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경기력과 주전 경쟁이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코트에서 어떤 태도로 행동해야 하는지 스스로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있는 선수가 됐다.

그 변화는 주전 경쟁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드러난다. 부용찬은 "20대 때 주전 경쟁은 내 자신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경쟁 속에서도 팀을 생각한다. 경쟁은 기본이지만 내가 팀에 어떤 도움이 되고 어떤 플러스 요인이 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경쟁을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삼성화재에도 재능 있는 후배들이 있다. 부용찬은 주장이라는 이유로 경쟁에서 한발 물러설 생각이 없다. 오히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장으로서의 리더십도 거창하지 않다. 동료보다 한발 더 뛰고, 한 번 더 소리를 지르는 것이 부용찬이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이다. 특히 코트 안에서는 선수 모두가 '싸움닭'이 되기를 원한다. 그는 "제가 후배들에게 윽박지른다고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후배들도 저한테 윽박질러줬으면 한다. 감정이 섞인 싸움이 아니라 서로 잘되자는 의미에서 코트 안에서는 싸웠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대 차이 때문에 후배들에게 말을 건넬 때 눈치를 보게 되는 순간도 있다. 그래도 필요한 이야기는 피하지 않는다. 자신이 먼저 후배에게 다가가고 후배 역시 자신에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번 비시즌에는 선수 부용찬에게도 새로운 공부가 이어지고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배구는 스피드만 강조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랠리 중 끊임없이 생각하고 선택하기를 요구한다. 콜 사인과 적극적인 움직임도 중요하게 본다.
리베로에게도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 대표적인 것이 리시브다. 완벽하게 세터 머리 위로 보내는 것만을 정답으로 삼지 않는다. 강한 서브를 억지로 정확하게 받으려다 상대 코트로 넘어가는 오버 패스를 만드는 것보다 일단 자신의 코트 안으로 높게 띄워 다음 플레이 기회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부용찬은 "감독님이 확률적인 부분을 많이 생각하신다"라며 "오버 패스는 서브 에이스를 주는 것과 같다고 한다. 정확하지 않더라도 우리 코트에 띄워놓으면 다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에서 오랫동안 뛰어온 베테랑에게도 새로운 배구는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배우지 못했던 포지셔닝이나 마인드셋을 계속 새롭게 배우고 있다. 저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몸과의 싸움도 계속된다. 20대에는 팀에서 시키는 훈련만 따라가도 충분했다. 이제는 자신의 몸에 무엇이 필요한지 직접 판단한다. 훈련 전후 스트레칭부터 별도의 보강 운동, 훈련이 끝난 뒤 쿨다운까지 스스로 챙긴다.

훈련 자체에서는 젊은 선수들에게 크게 밀린다는 생각이 없다. 차이를 느끼는 것은 그 다음이다.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속도가 예전 같지 않다. 그렇기에 운동만큼 회복도 훈련의 일부가 됐다.
그렇게 부용찬은 다시 한 시즌을 준비한다. 새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전 경기 출전'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부상도 피해야 한다. 30대 후반의 리베로에게 한 시즌 모든 경기에 나선다는 것이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끝을 정하지 않았다. 부용찬은 "배구는 애증의 관계인 것 같다. 좋기도 하고 안 될 때는 정말 원망스럽기도 한다. 그런데 배구를 떼어놓을 수는 없는 것 같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자신의 손으로 먼저 배구를 내려놓고 싶지는 않다. 부용찬은 "팀이 더 이상 저를 필요로 하지 않고 저를 찾지 않을 때까지는 이걸 꼭 쥐고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언젠가 코트를 떠난 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도 분명하다. 화려한 기록보다 항상 파이팅이 넘쳤던 선수,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던 선수, 그리고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가장 앞에서 애썼던 선수다.
8년 만에 돌아온 삼성화재에서 부용찬은 과거를 추억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후배들과 다시 경쟁하고, 새로운 감독에게 새로운 배구를 배우며, 훗날 지도자가 될 자신을 준비한다.
"배구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동안 먼저 손을 놓지 않겠다"는 베테랑 부용찬의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