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전시가 16일 양자클러스터 공모에서 서울에 밀려 탈락했다
- 대전은 연구인프라와 실무준비를 갖췄지만 막판 유치전에 실패했다
- 허태정 시장의 대정부 정치력과 국책사업 유치력이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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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진 준비·연구 기반 불구 의문의 탈락...의아심 더해
지역정치권 "대전 최대 강점 서울에 내준 결과에 책임"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대전이 국가 양자컴퓨팅 클러스터를 끝내 서울에 내줬다. 양자 분야 핵심 연구 인프라에 실무진의 공모 준비와 연구·기술 기반까지 갖추고도 최종 관문을 넘지 못했다.
이에 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방선거 당시 내세운 '힘 있는 여당시장'은 공허한 울림이 됐다. 자연스레 허 시장의 대정부 정치력과 국책사업 유치 역량에 대해 지탄과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시는 지난 4월 시작된 국가 양자클러스터 공모에 세종·충남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양자컴퓨팅 분야에 뛰어들었다. 대전이 컨소시엄을 주도했고 개발계획 수립·제출과 발표평가 등 실무 절차도 대응했다.

특히 대전에는 연구 기반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구축돼 있다. KAIST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양자 분야 주요 연구기관이 집적돼 있다. KAIST 대전 본원에는 양자팹과 양자전용 공간 구축도 추진돼 왔다. 적어도 공모 준비나 연구 인프라 부족으로 사업을 놓쳤다고 보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인가. 바로 막판 유치전이다. 정부는 당초 제1차 양자클러스터 기본계획에서 7월까지 최종 지역을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현장실사 등이 추가되면서 선정 결과는 9월 1일 발표됐다. 허 시장이 7월 취임한 만큼 약 두 달간 이어진 막판 경쟁은 민선9기 출범 시기와 그대로 겹친다.
대전이 보유한 연구·기술 경쟁력을 정부의 최종 결정까지 끌고 갈 시간과 기회가 허 시장과 지역 정치권에 주어졌던 셈이다.
하지만 결과는 서울로 결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일 양자전략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서울을 양자컴퓨팅, 광주·전남을 양자통신, 부산·울산·경남을 양자센싱 분야 양자클러스터로 각각 지정했다. 대전·세종·충남은 양자컴퓨팅 경쟁에서 서울에 밀린 것이다.
대전시 핵심 관계자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국가계획과의 정합성과 연구개발 역량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고 전략·실증 부분도 함께 담았다"며 "내부에서도 탈락 원인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은 그동안 국내 양자산업의 주요 거점으로 꼽혀왔다. 2024년 KAIST가 정부의 개방형 양자공정 인프라 구축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됐고 대전시도 자체 재원을 투입하며 양자산업 육성에 나섰다.
이 때문에 이번 유치 실패를 실무 부서의 준비 부족으로 돌리기보다는 최종 선정 과정에서 시장과 지역 정치권의 대정부 대응이 얼마나 작동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허 시장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허 시장은 6월 지방선거에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힘 있는 여당 후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취임 이후 정치적 여건도 나쁘지 않았다. 대전지역 국회의원 7명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허 시장은 취임 직후 정무와 과학 분야를 담당하겠다며 지영한 정무과학부시장까지 임명했다.
시장과 지역 여당 국회의원, 정무라인까지 중앙정부를 상대로 국가사업 유치에 나설 조건을 갖췄지만 대전이 경쟁력을 자신했던 양자 분야 국가 거점이 서울로 넘어갔다. '힘 있는 여당시장'이라는 구호가 실제 국책사업 유치 성과로 이어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막판 대응에 어느 정도 전력투구했는지 여부도 의문이다. 최종 선정을 불과 보름여 앞둔 지난달 13일 민선9기 첫 대전시-민주 대전시당 당정협의회가 열렸지만 공개된 핵심 현안 21건에서 양자클러스터 대전 유치는 전면에 부각되지 않았다.
대형 국가사업의 최종 경쟁이 한창 진행되는 시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허태정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양자클러스터 유치를 어느 정도의 핵심 현안으로 다뤘는지 되짚어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대전의 정부 투자 소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정부와 기업이 내놓은 392조원 규모 충청권 메가 프로젝트 첨단산업 투자계획에서 천안·아산·세종·청주 등이 구체적인 투자처로 제시된 반면 대전은 대규모 직접 투자지역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장종태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도 당시 정부 투자계획이 확정된 뒤 뒤늦게 대전의 몫을 요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책 설계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미 한 차례 대정부 대응 시점을 놓쳤다는 뼈아픈 경험이 있는 상황에서 연구 인프라와 실무 준비까지 갖춘 양자클러스터를 놓친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 대전시의 국책사업 대응이 사후 해명과 아쉬움 표명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국민의힘 대전시당도 양자클러스터 탈락 직후 "대전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국가사업으로 끌어올릴 정치력과 행정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허태정 시장과 지역 정치권을 겨냥했다.
일부에서는 양자클러스터 탈락을 허태정 시장의 정치력 부족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최종 선정은 정부 평가를 거쳐 이뤄졌고 세부 평가점수와 구체적인 탈락 원인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실무진이 공모 절차에 대응했고 대전이 관련 연구 인프라까지 갖춘 상황이라면 이를 국가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시장과 정치권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대전시 공무원들이 준비하지 않아 놓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실무진이 공모를 준비하고 연구 인프라까지 갖췄다면 막판에는 시장과 정치권이 중앙정부를 설득해 대전의 경쟁력을 최종 결과로 만들어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허태정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부터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힘 있는 여당시장'을 강조했지만 정작 대전이 가장 강점을 가진 양자 분야 국가 거점을 서울에 내줬다"며 "여당시장이라는 정치적 조건과 지역 국회의원, 정무·과학부시장까지 갖추고도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점은 책임이 불가피하며 이제는 허 시장의 대정부 정치력과 국책사업 유치 역량 자체를 따져봐야 한다"고 뼈있는 지적을 했다.
gyun5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