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소희가 8일 최민식과 호흡한 영화 인턴 개봉을 앞두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 그는 원작을 한국적으로 풀며 선우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그렸다고 했다.
- 한소희는 최민식의 진심 어린 태도와 따뜻한 모습이 관객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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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없는 시대…연기는 독무 아닌 오케스트라"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니로가 호흡을 맞춘 영화 '인턴'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최민식·한소희 주연의 '인턴'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소희는 이번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원작을 재미있게 본 데다 최민식이 먼저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품에 더욱 욕심이 났다는 것이다.
한소희는 "평생 살면서 언제 최민식 선배님과 이렇게 단둘이 영화에서 호흡을 맞춰볼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원작의 줄스처럼 머리를 자르고 옷차림에도 신경 써 감독과의 미팅에 나섰다고 전했다.
"보여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옷이라는 것도 애티튜드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감독님께 '저 이거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계속 말씀드렸다"고 웃었다.
그토록 바라던 최민식과의 첫 호흡에는 긴장도 있었다. 한소희는 "저도 선배님이 저를 싫어하면 어떡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며 "촬영에 들어가기 전 그룹 리딩을 많이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말했다.
최민식에게서는 연기뿐 아니라 현장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한소희는 "늘 두 시간씩 일찍 오시고 가장 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하시는 선배님 중 한 분"이라며 "자기 장면이 아닌데도 모니터 뒤에 늘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자신이 하는 일에 진심인 사람이구나 느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지시하기보다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한소희는 "배우들이 각자의 고유한 성격을 작품에 녹여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에서도 다시 한번 뵙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고 말했다.
최민식과의 호흡뿐 아니라 원작의 줄스를 한국판의 선우로 풀어내는 것도 이번 작품의 과제였다. 한소희는 두 인물의 차이를 억지로 만들기보다 언어와 인물 간 관계를 통해 선우를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우리나라에는 존댓말과 반말이 존재한다"며 "똑같은 회사 구조이지만 이를 어떻게 잘 섞어서 CEO처럼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서툰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창립 초기부터 함께한 구성원과는 보다 편안한 관계로 접근했고 직원들을 대할 때는 상황에 따라 존댓말과 반말을 섞었다. 한소희는 "존댓말이 주는 힘도 있지만 반말이 주는 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판만의 차별점을 의도적으로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원작과 다르게 우리는 한국적으로 풀겠다고 생각하고 촬영하지는 않았다. 선우와 기호의 상황에 맞게 풀어냈고, 원작과 다른 느낌을 주려고 했다기보다는 대본에 충실했다."

그렇게 완성한 선우에게서는 한소희 자신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지녔지만 정작 자신은 완벽하지 않다고 느끼는 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기보다 혼자 해결하려는 성향 등이 닮았다고 했다.
한소희는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내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함은 배우 한소희로서도 매일 하는 생각"이라며 "선우도 그런 캐릭터이기 때문에 많이 맞닿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이 닮은 만큼 선우 곁에 나타난 기호의 존재도 남다르게 다가왔다. 촬영하면서 자신의 삶에도 그런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한소희는 "갈피를 못 잡거나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자신의 경험과 세월을 토대로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소희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자신의 답을 강요하기보다 상대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인생을 존중하면서 더 나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되 선택권은 너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게 좋은 사람이 해줄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여태까지도 잘해왔지만 이런 선택지도 있다고 시야를 열어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한소희는 "기호도 선우에게 그렇게 해줬다"고 말했다.
최민식과 자연스러운 호흡을 만들어낸 배경에는 한소희 특유의 친화력도 있었다. 한소희 스스로 자신의 강점으로 친화력과 상대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꼽았다.
"사람의 감정을 잘 읽는 편이라 선배님에게도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다가가려고 했다"며 "이 사람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지금 어떤 감정인지 보는 게 제 강점 아닌 강점인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인턴'의 호흡을 최민식과 한소희 두 사람만의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이번에 '인턴'을 찍으면서 이제는 주인공이라는 게 없어진 시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독무가 아니라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한다."
한소희는 "선우와 기호 둘만 있었다면 '인턴'이라는 영화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모든 영화와 드라마는 조화롭게 움직여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을 이끈 감독과도 감정을 바라보는 지점에서 잘 맞았다고 했다.
한소희는 "모두가 저를 F라고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저는 T다. 그런데 이상하게 감독님이 울면 제가 울더라"고 웃었다.
이어 "어느 지점에서 마음이 쓰라린지, 어느 부분에서 마음이 일렁이는지가 감독님과 잘 맞았다"며 "'인턴'은 인간과 인간이 만나서 주는 따뜻함을 표현하는 영화인데 그런 포인트들이 맞았다"고 말했다. 배우 출신 감독인 만큼 연기자의 입장을 이해한 섬세한 디렉팅도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자신의 연기 방식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그동안 작품을 준비할 때마다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는 편이었다는 한소희는 이제 보다 안정된 상태에서 작품을 이끌고 싶다고 했다.
"아직 미완성된 사람이라고 늘 생각하기 때문에 자꾸 저를 벼랑 끝으로 몰아놓는 성향이 있다"며 "언제까지 그런 성향을 가지고 연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안정된 상태에서 뭔가를 이끌어가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자신이 가진 색깔도 더욱 넓혀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가진 색깔이 많아야 한다."
최근에는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많아졌다. 목표가 생기면 그것만 보고 달려드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조금 더 돌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치열한 추석 극장가에서 관객이 '인턴'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묻자 한소희는 망설이지 않았다.
"최민식 선배님이 나옵니다."
한소희는 "여태까지 본 적 없었던, 가장 세상 따뜻한 얼굴의 최민식 선배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웃으며 자신이 직접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도 볼거리로 꼽았다.
taeyi42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