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프리즈서울 2026이 2일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 올해는 한국·아시아 갤러리와 안전한 작품이 늘었다
- 유명 갤러리 불참과 홍보부스 확대로 긴장감이 줄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가고시안(데이미언 허스트),리만머핀(서도호), 로팍(바젤리츠)부스 문전성시
-미국·유럽 유력화랑 불참한 자리에 한국과 일본 화랑 비중 크게 늘어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대한민국 '서울'을 '아시아의 가장 힙한 아트플랫폼'으로 단숨에 뛰어오르게 했던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전세계 미술계의 시선을 서울로 쏠리게 한 기폭제였던 프리즈서울이 올해도 대중의 지대한 관심 속에 9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요란하게 막을 올렸다.

금년으로 5회째 '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 2026'은 '한지붕 두 페어'라는 형식으로 열리는데 2일 VIP프리뷰에는 키아프서울의 경우에만도 1만여 명(프리즈서울은 미집계)의 관람객이 몰리며 엄청난 성시를 이뤘다. 일반 대상의 공식개막(퍼블릭 오픈)이 아닌 VIP프리뷰에 이같은 인파가 몰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코엑스 3층의 C,D홀에서 오는 5일(토)까지 열리는 '프리즈서울 2026'에는 총 30개국에서 133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특히 올해 '프리즈서울'은 한국 갤러리의 숫자가 대폭 늘었다. 지난해 31개의 국내 갤러리가 참여한 것과 달리 금년에는 무려 49개의 한국 갤러리가 프리즈에 부스를 차렸다.
'갤러리즈 섹터'(국내외 총89개 화랑 참여)에는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가나아트, 아라리오갤러리, PKM갤러리, 조현화랑, 학고재, 리안갤러리, 갤러리바톤, 우손갤러리를 비롯해 이화익갤러리, 더페이지갤러리, 제이슨함, BB&M, 디스위켄드룸, 드로잉룸, 실린더, G갤러리, P21, 갤러리박, 이유진갤러리 등이 주로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부스를 차렸다.

또 '포커스'(큐레이터 이설희), '머티리얼 프렉티스'(큐레이터 조혜영), '스포트라이트'(큐레이터 고원석)에도 한국의 휘슬, N/A, 라흰, 아트스페이스3, 선화랑, PNC, 데이트, 유나갤러리 등이 참여했다. 이와함께 올들어 일본 화랑들의 비중도 확실히 커지는 등 전반적으로 아시아화랑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와는 반대로 글로벌 리딩 갤러리들의 불참은 이어지고 있다. 23년 전인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시작돼 '저항적이고 신랄하며, 젊고 강력한 작품'을 선보이는 아트페어로 글로벌 아트마켓을 뒤흔들었던 프리즈는 해가 갈수록 위상이 커졌다. '펄떡 펄떡 꿈틀대는 다이내믹한 작품'과 '독특한 조형언어를 품은 날선 작품'으로 기염을 토했던 프리즈의 특성은 매년 조금씩 달라지긴 했지만 현재 프리즈는 런던, 뉴욕, LA, 서울 에디션에, 올 11월에는 아부다비까지 진출한다. 이로써 세계 아트페어의 최강자인 '아트바젤(Art Basel)'과 함께 양대산맥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근래들어 프리즈서울은 폴라쿠퍼, 빅토리아미로, 사디콜HQ 등 주요갤러리가 불참하기 시작한데 이어, 올해는 유럽을 대표하는 톱 갤러리로 프리즈서울 첫회부터 매년 참가했던 페로탕(프랑스)과 마시모데카를로(이탈리아)가 불참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미국을 대표하는 화랑인 가고시안도 올 상반기까지는 프리즈서울에 불참할 뜻을 피력했다가 최종 순간 합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써 '세계 정상의 아트페어'라는 명성에 2% 부족한 페어라는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게다가 내년부터 코엑스가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에 돌입함에 따라 2027년 프리즈서울은 동대문의 DDP로 옮겨 개최되는 등 많은 변화를 앞두고 있다. 내년 프리즈서울은 키아프와 공동주최이긴 하나 '한지붕 두 페어'가 아니라 DDP에서 단독으로 열리게 된다. 한마디로 프리즈서울은 '전환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특히나 최근들어 미국·이란전쟁 장기화, 유가폭등, 인플레이션 등 각종 이슈에, 작품운송료및 진행비 폭등, 미술시장 장기침체 등이 겹치며 대다수 외국 화랑들은 올 프리즈서울에서 '명분' 보다는 '실속'을 택했다. '잘 팔리는 작품' 위주로 부스를 꾸린 것.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작품 대신 '한국과 아시아 컬렉터들이 선호하는 안전한 작품' 위주로 선별해 고객을 맞고 있다.
아울러 현 시점 글로벌 미술계와 한국 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거나, 열렸던 작가들의 작품으로 부스를 꾸려 '화제의 뮤지엄 전시에 얹혀가기 전략'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경우 관람객과 컬렉터들이 출품작에 친근감을 느껴 더 적극적으로 작품에 반응하는 것이 상례다. 하지만 철저히 안전한 전략이어서 참신함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를테면 세계 최대 화랑인 가고시안은 한국서 53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젊은 층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영국작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기존 작품들로 부스를 꾸몄다. 허스트의 '나비 페인팅'과 '스폿 페인팅', '약장 작업' 그리고 조각 등으로 부스를 솔로쇼 형식으로 조성했는데 47만5000달러(약 6억4460만원)의 스폿 페인팅 등 여러 점이 개막 첫날 판매됐다.

또다른 미국 화랑인 리만머핀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서도호 작가의 작품만으로 프리즈서울에 참가했다. 이 부스는 올해 프리즈서울 중 가장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으는 최고 인기 부스로 꼽히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 화랑인 STPI도 서도호의 신작 실 드로잉을 공개했고, 대형 작품 '숨쉬는 집(Breathing Home)'을 22만달러(약 2억9860만원)에 판매했다.
오스트리아 화랑인 타데우스 로팍은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 빌딩의 세화미술관에서 작품전이 열리고 있는 독일 화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작품들을 내걸었고, 일본의 오타 파인아츠는 최근 타계한 쿠사마 야요이 작품만으로 부스를 꾸몄다. 쿠사마 야요이 작품은 글래드스톤 등 여러 화랑들이 작가 별세 소식에 맞춰 선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뉴 큐비즘'의 기수로 글로벌 미술계에서 가장 강력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조지 콘도의 작품은 하우저앤워스, 스푸르스마거스, 글래드스톤 등 여러 화랑에 동시에 내걸려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하우저앤워스는 지난 아트바젤 홍콩 때만 해도 조지 콘도가 화랑을 떠나면서 그의 작품을 내걸지 못하다가, 최근 조지 콘도가 "결별했던 하우저앤워스와 다시 일하기로 했다. 내년 LA 등에서의 미술관급 솔로쇼를 가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올 프리즈서울의 하이라이트 작품으로 조지 콘도의 푸른빛 인물화를 전면에 내걸었다.

이처럼 올해 프리즈서울은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작품 보다는 수억원 내지는 수천만원대의 잘 팔릴만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따라 정상급 아트페어로서의 강력한 임팩트는 다소 희석되고, 프리즈의 특성이었던 '과감성과 참신함'이 더욱 자취를 감춘 상태다. 결국 '안전하고 무난한 페어', '수익을 거두기 위한 실리형 페어'로 촛점이 맞춰지고 있다.
물론 세계적인 거장들의 십억, 수억원 대의 블루칩 작품들은 올해도 여전히 출품되면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톱10 화랑'으로 꼽히는 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페이스, 화이트큐브, 데이비드즈워너, 리만머핀, 리슨, 타데우스로팍, 에스더쉬퍼, 글래드스톤 등을 비롯해, 스푸르스마거스, 알민 레시, 메노르, 악셀베르보르트 등의 부스는 컬렉터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메이저 갤러리의 부스 조차도 대체로 무난하고 낯익은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예년의 프리즈에 비해 과감함과 임팩트가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즉 '긴장감과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게다가 올해는 메인홀이라고 할 수 있는 C홀에 갤러리들의 부스가 현저히 줄어든 대신, 각종 스폰서들(스포츠의류업체, 샴페인업체, 자동차기업, 백화점, 하이엔드호텔, 항공사, 신용카드사 등)의 넓고 웅장한 홍보부스가 지나치게 넓은 면적에, 줄줄이 설치돼 주객이 전도된 듯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 프리즈서울과 손 잡고자 하는 스폰서십 제안이 급증하자, 프리즈가 이를 전폭적으로 수용하기 바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현재 프리즈서울 아트페어는 국내외 기업들이 '가장 손잡고 싶은 (세련되고 고급진) 아트플랫폼'이 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기업체들의 홍보부스가 끝없이 증가하는 형국이다.

이처럼 글로벌 유력 화랑들이 여럿 빠져나간 자리에, 유명브랜드와 기업들의 홍보부스가 '떡' 하니 자리잡음으로써 아트페어의 밀도와 완성도가 희석되는 것같아 아쉬움이 매우 크다. 아트바젤의 경우 홍보부스는 되도록이면 갤러리들의 부스와 층을 아예 달리하거나 다른 공간, 이를테면 복도 등에 별도로 꾸미는데 반해 프리즈서울은 이 점에서 대비가 되고 있다.
반면에 프리즈서울에 밀려 늘 '2등 페어'였던 '키아프 서울'이 올해는 한결 정리된 갤러리 큐레이션과 작품선별, 공간디자인을 보여줘 나름 청신호로 다가오고 있다. 과거 늘어놓기식 아트페어로 산만함과 화랑별 수준편차가 늘 문제였던 키아프는 금년들어서는 정구호 아트디렉터가 감독을 맡으면서 상당부분 정리되고, 절제된 페어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이 제기됐다. 여기에 한국 갤러리들이 5회차에 접어들며 프리즈서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체질개선과 작품수준 제고 등이 필수임을 절감하며 이를 도모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프리즈 서울 2026'은 오는 5일(토)까지 코엑스 C홀과 D홀에서, '키아프서울 2026'은 오는 6일(일)까지 코엑스 A홀과 B홀에서 계속된다.












